“바른정당 출신外 호남 중진도”
與野4당 단일안 협상 먹구름
내일 시한내 제출 무산 위기

바른미래당이 선거제 개편안을 패스트트랙(신속지정안건)으로 지정하는 것을 두고 당내 반발에 봉착하면서 여야 4당의 단일안 협상도 난항을 겪게 됐다. 바른정당 출신뿐 아니라 호남 중진 의원들도 선거제 개편안과 다른 법안을 함께 패스트트랙으로 진행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추진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14일 통화에서 “선거제 개편안 등 3개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당내 반대가 심하다”며 “민주당과 협상에서 ‘순수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얻어내지 않으면 당내 설득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정병국 의원은 통화에서 “선거제 개편안은 패스트트랙으로 진행해도 나중에 부결될 게 뻔한데, 민주당이 원하는 다른 법안만 통과시키려는 의도”라며 “바른정당 출신 의원뿐 아니라 대다수 의원이 선거제 개편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을 연계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남 중진인 박주선 의원도 “패스트트랙과 관련한 당내 의견이 모이지 않고 있다”며 “우리 당론도 정해지지 않은 법안들을 함께 선거제 개편과 연계해 통과시킨다는 건 동의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당 관계자는 “지상욱·이혜훈 의원 등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물론이고 박주선·김동철 의원 등 국민의당 출신 호남 중진들도 민주당의 선거제 개편안에 동의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내부 분위기를 감안하면 선거제 개편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진행하려면 김관영 원내대표가 ‘순수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요구사항을 관철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에 대해 완고하다. 민주당은 총 300석의 국회 의석 중 비례대표 75석에 대해 전체 정당득표율의 절반을 의석으로 보장하는 ‘준연동형제’를 주장하고 있다. 여야 4당은 본회의 처리까지 최장 330일이 걸리는 패스트트랙 절차상 오는 15일을 패스트트랙 지정 ‘데드라인’으로 잡고 있지만 협상이 난관에 부딪힌 것이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