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들어서도 주택 시장 한파가 여전합니다. 주택 시장 전반에 걸쳐 거래가 대폭 감소하고, 지방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세입자를 못 구하거나 잔금을 내지 못해 입주를 못 하는 역전세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갭투자자(전세를 끼고 집을 산 이들)’의 한숨 소리도 커지고 있고요.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서울 주택시장은 거래절벽 현상을 수개월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1월(1872건·하루 평균 거래량 60.38건)에 이어 2월 서울아파트 매매시장도 한 달 동안 겨우 1590건(하루 56.78건)이 거래됐습니다. 설(2월 4일) 연휴가 끼어 있었지만 지난해 2월 거래량 1만1100여 건에 비해 크게 쪼그라든 것이죠. 거래 감소는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인천 등 전국적인 현상이기도 합니다. 이 같은 거래절벽은 정부의 정책적 규제와 세제 강화,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이 풀리지 않으면 지속될 수밖에 없겠지요.

주택시장 침체와 달리 토지 시장은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월 전국 땅값은 평균 0.31% 올랐지요. 세종시(0.46%)가 가장 많이 올랐고, 광주(0.43%)·서울(0.39%)·부산(0.38%)·전남(0.36%)·인천(0.34%)·경기(0.32%) 등이 평균 이상 상승했습니다. 1월 전국 평균 땅값 상승률은 전월인 지난해 12월(0.34%)이나 지난해 1월(0.32%)에 비해 상승 폭이 줄었지만, 전국 아파트값이 최근 15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토지시장은 봄날’이라고 봐야겠지요.

전국 땅값이 오르고 있는 것은 가용토지(可用土地)의 한계와 토지시장의 속성 때문입니다. 국토교통부와 통계청 자료 등을 분석해 볼 때 우리나라 가용토지는 5%도 채 되지 않습니다. 서울과 광역시 등은 가용토지가 0.5% 내외이고요. 개발 욕구는 넘쳐나는데 이 같은 가용토지의 한계는 땅값 상승을 부를 수밖에 없겠지요. 땅값 상승을 견인하는 큰 이유는 또 있습니다. 개발에 따른 보상금 상당액이 토지시장으로 회귀하는 속성 때문이지요. 지난해 풀린 16조 원 가까운 토지보상금과 올해 풀리는 약 22조 원 중 상당액이 토지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여기에 예비 타당성 조사(예타) 면제에 따른 개발 기대심리에 편승한 투자 수요도 땅값 상승에 한몫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타 면제는 토지 투자자에게 ‘호재 중 호재’이기 때문이지요. 2019년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여러 가지 환경을 보면 앞으로 몇 년간은 주택보다 토지시장이 인기를 구가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실수요자는 물론 여윳돈이 있는 투자자라도 주택시장 침체가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음을 감지하고, 토지시장의 미래를 보는 ‘혜안(慧眼)’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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