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7개 전후 부처의 개각이 단행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교육부·국방부 장관 등 5명을 교체한 것을 포함해도 조각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장관 겸직 현역 의원과 출마 희망자 퇴진이 주된 이유다. 집권 중기(中期) 시작이라는 시의성도 있다.

정치적 배경이 무엇이든, 국민은 문 정부가 분위기를 쇄신해 일 잘하는 정부가 되기를 기대한다. 문 대통령도 이에 부응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그 동안의 국정(國政)에서 부족했던 것은 무엇인지, 잘못된 것은 무엇인지 성찰하는 것이 기본이다. 돌아보면 경제와 안보, 양극화 해소 등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소득주도성장으로 소득 격차는 커지고, 일자리는 줄었다. 4차 산업혁명 선도는 고사하고 경제는 사면초가 상황이다. 2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돼 북핵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가려는데, 문 정부는 한·미 동맹과 독자 안보 태세를 흔들고 있다.

잘못된 정책이 근원적 문제지만, 무능하고 대통령 눈치만 보려는 장관들의 책임도 크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전국적으로 고르게 인사를 등용하고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겠다”고 했지만, 코드·보은·땜질 인사로 국정 비효율을 자초했다. 그런데 하마평을 보면 인사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장관직이 특정 인사의 정치 경력 관리용으로 변질될 조짐도 보인다. 해당 분야의 최고 인재를 삼고초려해 기용하는 것이 인사의 기본이다. 또 다시 오기 인사를 고집해 국정 쇄신 기회를 놓치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