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도르트문트에 1-0
케인, 복귀뒤 4경기서 3골
손흥민은 4경기째 ‘골 침묵’
경고누적 우려 후반에 교체

4연패 노리던 R마드리드
아약스에 1-4 패배 ‘눈물’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가 8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다. 반면 4연패를 노리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9년 만에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토트넘은 6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도르트문트(독일)와의 16강 2차전에서 후반 3분 해리 케인의 선제 결승골로 1-0의 승리를 거뒀다. 토트넘은 지난달 14일 1차전(3-0)에 이어 2승으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토트넘이 8강에 오른 건 2010∼2011시즌 이후 처음이다. 토트넘은 통산 5차례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고, 역대 최고 성적은 1961∼1962시즌의 4강이다.

손흥민은 케인과 함께 투톱으로 선발 출전했지만 공격포인트를 남기지 못했다. 손흥민의 슈팅은 2차례뿐. 손흥민이 도르트문트의 천적이라는 걸 고려하면 아쉬운 결과다.

손흥민은 앞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11게임에서 9득점을 올렸다. 손흥민은 후반 26분 교체돼 벤치로 돌아왔다.

지난 1월 31일 왓퍼드전부터 2월 14일 도르트문트전까지 4게임 연속골을 가동한 손흥민은 케인이 부상을 털고 돌아온 2월 23일 번리전부터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케인은 40일 만에 컴백한 뒤 4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케인에게 패스가 몰리기에 손흥민이 기회를 잡기는 어려워졌다.

토트넘은 점유율에서 38-62%, 슈팅에서 5-20개, 유효슈팅에서 1-7개로 뒤졌지만 결정력에서 앞섰다. 토트넘이 기록한 전반전 유일한 슈팅은 손흥민이 날렸다. 전반 31분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패스를 받은 뒤 아크 왼쪽으로 침투,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공은 왼쪽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케인은 후반 3분 아크 오른쪽에서 무사 시소코가 전방으로 건넨 공을 받아 오른발로 슈팅, 골대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1차전에서 3점 차로 패했기에 8강에 오르기 위해선 5득점 이상 4득점 차 승리가 필요했던 도르트문트는 기세가 꺾였다. 케인의 득점으로 8강 진출이 유력해지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을 비롯한 주전들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손흥민은 특히 경고 누적을 방지하기 위해 교체된 것으로 풀이된다. 챔피언스리그에선 경고가 3번 누적되면 다음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손흥민은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과의 B조 조별리그 4차전, 인터 밀란(이탈리아)과의 5차전에서 옐로카드를 받았다.

손흥민은 2차전 직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득점을 올리지 못했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환상적인 결과”라며 “전반전은 힘들었지만, 축구는 힘든 경기를 하면서 강해지는 것이고 우리는 8강에 오를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챔피언스리그 8강과 4강 대진 추첨은 오는 15일 스위스 니옹의 UEFA 본부에서 열린다.

지난 시즌까지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차지했던 레알 마드리드는 안방에서 참패하며 주저앉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아약스(네덜란드)와의 16강 2차전에서 1-4로 패했다. 지난 14일 1차전에서 2-1로 이겼던 레알 마드리드는 1승 1패가 됐지만 1, 2차전 득점 합계에서 3-5로 뒤져 탈락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16강에서 탈락한 건 2009∼2010시즌 이후 처음이다.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다 우승(13회)에 빛나는 레알 마드리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월드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탈리아 유벤투스로 옮긴 뒤 그 공백을 메우지 못해 흔들리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끈 지네딘 지단 감독이 호날두에 앞서 떠나면서 리더십 부재에도 시달리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훌렌 로페테기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14경기 만에 경질됐고, 뒤를 이은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은 전열을 가다듬지 못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게다가 주장이자 수비수의 핵인 세르히오 라모스가 1차전에서 고의경고를 받은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조별리그에서 2차례 경고를 받은 라모스는 1차전 종료 직전 고의 반칙으로 옐로카드를 ‘수집’하고 경고 누적으로 2차전에 결장했다. 라모스로서는 2차전에서 경고를 받아 8강전에서 뛰지 못하는 것보다 홈에서 치러질 16강 2차전에서 빠지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었으나 오판이었다. 라모스는 ‘경고세탁’이 탄로 나 2경기 출전정지 징계까지 받았다.

솔라리 감독은 2차전 직후 “모든 것이 잘못됐고 지금 매우 슬프다”며 “레알 마드리드는 늘 다시 돌아왔기에 더 강해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수비수 나초는 “망연자실하다”면서 “프리메라리가 우승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챔피언스리그와 코파 델 레이(국왕컵)에서 모두 탈락했기에 매우 힘들다”고 전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