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청자 순화4년 명 항아리’. 유약이 발달하지 못한 시대의 초기 청자여서 자세히 관찰해야만 청자의 특징인, 옅은 푸른빛을 발견할 수 있다. 문화재청 제공

‘고려청자의 기원’으로 평가
고려 성종때 왕실祭器로 제작

군위 공양구 등 2건 보물 예고

보물 제237호 ‘청자 순화4년 명 항아리(靑磁 ‘淳化四年’銘 壺)’가 26일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에 의해 국보로 지정 예고됐다. 또 ‘군위 인각사 출토 공양구 일괄(軍威 麟角寺 出土 供養具 一括)’과 고려·조선 시대 금속활자로 찍은 ‘신간유편역거삼장문선대책 권5~6(新刊類編歷擧三場文選對策 卷五~六)’은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청자 순화4년 명 항아리’는 고려 태조 등 선대 임금들의 제사를 위한 태묘(太廟)에서 쓸 목적에서 제작된 왕실 제기로 학계에서 ‘고려 청자의 기원이 된 항아리’로 평가하고 있다.굽 안쪽 바닥면에 돌아가며 ‘순화 4년 계사년 태묘 제1실 향기로서 장인 최길회가 만들었다(淳化四年 癸巳 太廟第一室 享器 匠崔吉會 造)’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순화는 중국의 북송시대 태종때 쓰던 연호로 990년에서 995년까지 사용했으며 순화 4년은 993년, 고려 성종 12년에 해당한다.

현전하는 초기청자 가운데에서 드물게 크기가 큰 대형 항아리로 바탕흙(胎土)의 품질이 우수하고 형태가 비슷한 사례가 없는 유일한 작품이다. 또한 황해남도 원산리 가마터에서 발굴된 ‘순화’명(‘淳化’銘) 파편들과 비교하여 고려왕실 제기 생산 가마터를 비롯해 다양한 제작여건이 추가로 밝혀짐으로써, 초기청자를 대표하는 유일한 편년자료로서의 가치와 위상이 매우 높다. 또 향후 북한 지역 청자 가마터와 비교연구 등을 통해 우리나라 청자 생산의 기원을 밝히는데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황정연 문화재청 학예연구사는 “청자 순화4년 명 항아리는 한국미술사학회가 국보 지정을 신청했다”며 “모양이 단순하고 푸른 빛 유약이 흐르다 만 듯한 느낌을 주지만, 도자사뿐 아니라 미술사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유물이다”고 말했다.

한편 보물로 지정 예고되는 ‘군위 인각사 출토 공양구 일괄’은 2008년 인각사의 1호 건물지 동쪽 유구(遺構)에서 발견된 유물로서 금속공예품과 도자류로 구성된 총 18점의 일괄 출토품이다. 제작 시기는 통일신라에서 고려 초기. ‘신간유편역거삼장문선대책 권5~6’은 원나라 유인초가 원에서 시행한 향시(鄕試)와 회시(會試), 그리고 전시(殿試)의 ‘삼장’에서 합격한 답안들을 주제별로 분류해 1341년 편집한 책의 권5와 권6에 해당한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