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뒤 재판… 뒤늦게 밝혀져
공모한 행정직원도 정직처분

의대 교수가 자신이 재직 중인 의대에 아들을 편입시키기 위해 편입학 시험문제를 빼돌렸다가 해임되고 재판을 받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9일 부산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부산 모 의대 김모(58) 전 교수는 지난해 1∼2월 이 대학 의대 편입학 전형의 면접시험 문제 여러 개를 미리 빼낸 뒤 아들에게 전달했다. 면접시험은 면접관 교수 2명이 한 조를 이뤄 지원자에게 인성과 지적 능력 등을 평가할 문제를 주고 대화를 주고받는 문답식으로 이뤄진다. 교수들이 문제를 내고 답안과 채점 기준 등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오답’인 일부 내용이 한때 포함됐다가 나중에 발견됐는데, 면접시험을 본 지원자 중 한 명이 그 오답을 그대로 제시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면접관들은 이 지원자에 대해 ‘불합격’ 의견을 냈다. 이 지원자는 김 전 교수의 아들이었다.

대학 측의 수사의뢰를 받은 경찰은 지난해 2월부터 수사에 착수해 대학 행정담당 직원 A 씨가 김 전 교수에게 문제를 유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A 씨는 교수들이 출제한 문제를 복사해 전달하는 역할을 맡은 점을 이용해 면접 문제를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이 수사로 드러나면서 김 전 교수는 대학에서 해임처분되고, A 씨는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김 전 교수와 A 씨는 지난해 7월 업무방해 혐의로 각각 벌금 500만 원에 약식기소됐다. 그러나 부산지법 서부지원은 지난해 11월 이 사건의 심각성을 감안해 정식 재판에 넘겨 재판이 진행 중이다.

부산=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