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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고전극장 ‘앙코르 무대’

‘소설, 연극으로 읽다’를 내걸고 2013년 시작한 ‘산울림 고전극장’이 올해는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왼쪽 사진)와 에우리피데스의 ‘헤카베’(오른쪽)를 준비한다.

연극과 소설의 만남인 산울림 고전 극장은 주목받는 신진단체와 극장 산울림이 함께 만드는 레퍼토리 기획프로그램. 열정적인 예술가들이 쉽지 않은 고전을 젊고 새로운 감각으로 무대에 올리는 시간이다. 2013년 시작돼 지난해까지 15개 단체, 28편이 공연됐다. 올해는 그동안 가장 사랑을 받았던 두 작품을 선정해 올리는 앙코르 무대다.

20일 개막해 3월 3일까지 이어질 ‘분노의 포도’는 극단 걸판의 무대.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기, 가뭄과 대자본의 진출로 오클라호마 농장을 잃은 ‘조드’ 일가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서부 캘리포니아로 향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죽음, 트럭의 잦은 고장 등으로 지칠 대로 지쳐 캘리포니아에 도착하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풍요로운 생활이 아니었다. 무수한 날을 견디던 이들은 마침내 분노를 터뜨리기 시작한다. 이번 무대는 존 포드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영화를 각색한 작품으로 걸판은 2014년 ‘산울림 고전극장’ 무대에 올려 큰 반향을 얻었다.

즐거운 공연을 위해 모인 젊은 예술가 창작 집단 LAS는 ‘헤카베’를 다시 올린다. 10년간의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한 그리스 연합군의 귀향길을 막은 17-03-15사건. 연합군 총사령관 아가멤논의 법정에서 사건의 재판이 시작된다. 트로이의 전 왕비인 헤카베가 신원미상의 여성들과 함께 공모해 자신의 사위이자 트라케의 왕 폴뤼메스토르의 눈을 찌르고, 그의 아들들을 죽인 사건이다.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는 피고인 헤카베와 피해자 폴뤼메스토르, 재물에 눈이 먼 자, 전쟁에 혈안이 된 자들에게 자식을 잃은 모든 여자 중에서 가장 비참한 여자 헤카베, 그리고 반역을 막기 위해 헤카베의 아들 폴리도로스를 처형한 폴뤼메스토르. 아가멤논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LAS는 잔인한 세상에서 희망의 가능성을 찾는다. 평일 오후 8시, 주말· 공휴일 오후 3시, 화요일 공연 없음.

최현미 기자 ch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