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매천 황현의 순국에 감동한 만해 한용운이 1914년 직접 써 유족들에게 전한 추모시. 문화재청 제공

‘100년전 그날’ 내일부터
‘매천 황현’ 유물 등 공개

“의리로써 나라의 은혜를 영원히 갚으시니/ 한 번 죽음은 역사의 영원한 꽃으로 피어나네/ 이승의 끝나지 않은 한 저승에는 남기지 마소서/ 괴로웠던 충성 크게 위로하는 사람 절로 있으리”

만해 한용운은 1914년 국권이 일제에 넘어가자 큰 슬픔에 잠겨 ‘절명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매천 황현(1855∼1910)을 추모하기 위해 시를 써서 황현 유족에게 보냈다.

경술국치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환국까지 문화재에 깃든 선열들의 발자취와 나라 사랑 정신을 재조명하는 행사가 마련됐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을 19일부터 4월 21일까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제10, 12옥사에서 연다.

전시는 ‘도입부’와 1, 2, 3 부로 구성되며 전시 도입부에서는 조선 말기 우국지사인 ‘매천 황현(梅泉 黃玹, 1855~1910)’의 유물들이 공개된다. 죽음으로 경술국치에 항거한 황현의 결연한 의지를 담은 ‘절명시’와 황현 친필 유묵 ‘사해형제(四海兄弟)’, 신문 자료를 모은 ‘수택존언(手澤存焉)’ 등이 일반에 모습을 드러낸다. 만해가 쓴 추모시는‘사해형제’에 실렸으며 처음 공개된다.

1부 ‘3·1운동, 독립의 꽃을 피우다’에서는 등록문화재 제730호인 ‘일제 주요감시대상 인물카드’(수형기록카드) 등을 공개한다. 안창호, 윤봉길, 유관순, 김마리아 등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가 4857명에 대한 신상카드와 북한 지역 3·1운동 수감자와 여성 수감자의 활동 상황도 소개된다.

2부 ‘대한민국임시정부, 민족의 희망이 되다’에서는 등록문화재로 예고된 이봉창(1900~1932) 의사의 선서문, 조소앙(본명 조용은, 1887~1958)이 정리한 친필문서 ‘대한민국임시정부 건국강령 초안’(등록문화재 제740호) 등이 소개된다. 3부 ‘광복, 환국’에서는 백범 김구(1876~1949)가 1949년 쓴 백범 김구 유묵 신기독(愼其獨, 등록문화재 제442-2호) 등 글씨와 1945년 11월 초판 발행한 ‘한중영문중국판 한국애국가 악보’(등록문화재 제576호) 등을 볼 수 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