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불안에 민간소비 침체
성장률 전망 1.3%로 하향 조정
일주일새 5조 8500억원 빠져

미·중 무역 전쟁이 아직 해결되지 않아 리스크(위험)로 남아있는 가운데 유럽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가 빠르게 식고 있어서다. 당장은 글로벌 펀드 자금이 유럽 시장에서 빠져나와 한국 등 신흥국 시장으로 유입되는 흐름이지만, 침체가 본격화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불안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로존은 지난해 하반기 성장세가 둔화하며 경기 둔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7일 올해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3%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11월의 전망치인 1.9%에 비해 0.6%포인트나 낮춘 것이다. 집행위원회는 올해 유로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인 1.5%를 대폭 하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는 유로존 GDP의 2.4%, 수출액의 7.6%를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민간 소비가 둔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또 미·중 무역 전쟁 여파로 유로존 역시 대미·대중국 수출이 둔화로 유로존 역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이자 세계 경제규모 4위의 독일 뿐 아니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주요국 경제 전망도 밝지 않다.

유럽 리스크가 부각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유럽 지역 자금이 큰 폭으로 유출됐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글로벌 주식 펀드 자금 추이를 보면 유럽 지역에서 52억 달러(약 5조8500억 원)가 빠져나갔다. 북미 지역은 같은 기간 11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미국보다 더 많은 자금이 유럽에서 빠져나간 셈이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