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내일 靑 앞서 집회
“가해교사처벌 등 너무 미온적”

학교 내 성폭력 문제를 제기한 ‘스쿨미투’ 운동이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실효성 있는 정부 대책을 요구한다.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은 오는 16일 오후 1시 30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스쿨미투, 대한민국 정부는 응답하라’란 주제로 집회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단체는 ‘문재인 정부의 성평등에는 스쿨미투가 없습니까?’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주최 측은 “지난해 11월 3일 청소년 당사자들이 주최하는 첫 번째 집회인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 개최 후 전국적으로 집회와 서명운동이 이어졌는데도 정부는 스쿨미투에 대해 침묵하거나 미온적 해결책만을 내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교육부가 마련한 스쿨미투 대응책에는 일부 가해 교사의 처벌에 관한 내용 외에 학내 성폭력에 대한 전수조사나 학내 성폭력 예방 및 방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또 “스쿨미투와 관련된 법안은 국회에 13개나 발의됐으나 단 하나도 통과되지 않았고, 스쿨미투에 대한 가해 교사에 대한 징계 철회와 검찰·경찰의 불기소 처분이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집회 날짜를 16일로 잡은 데 대해 주최 측은 “3월이 되면 새 학기가 시작되고, 학생들은 다시 성폭력이 일어났던 학교들로 돌아가야 한다”며 “학내 성폭력을 고발한 이들은 또다시 일상의 위협을 경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집회에서는 그동안 스쿨미투 공론화에 참여했던 청소년들이 발언하며 정부에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들은 또 △학내 성폭력 전수조사 △(예비)교사에 대한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사립학교법 개정 △검경의 적극적 수사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처음으로 스쿨미투 집회에 참여한다고 밝힌 대안학교 학생 최유경(여·18) 양은 “스쿨미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싸워왔는데도 정부, 교육기관 등 당국은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성평등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 점을 지적하기 위해 집회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최 양은 “학교가 성차별의 온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