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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기반 다지지 못해 딜레마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오세훈(사진) 전 서울시장은 ‘황교안(전 국무총리) 총선 필패론’을 전면에 걸고 ‘황교안 대세론’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신의 최대 장점으로 강조해 온 수도권 및 젊은층 상대 확장성을 부각함으로써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쟁자인 황 전 총리나 김진태 의원과 달리 확실한 지지층이 구축되지 않은 점은 오 전 시장의 최대 핸디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현재 오 전 시장은 개혁보수의 적임자로 본인 정체성을 확고히 하면서 정통보수와는 뚜렷하게 각을 세우는 전략으로 경선에 임하고 있다. 경쟁 주자인 황 전 총리와 김 의원이 각각 친박(친박근혜)계와 ‘태극기 부대’ 등 특정 집단으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는 상황을 의식한 것이다. 오 전 시장은 지난 7일 당권 도전을 선언하며 “국민적 심판이었던 탄핵을 더는 부정하지 말자. ‘정치인 박근혜’를 넘어서야 한다”고 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입당 당시 “태극기 부대까지 끌어모아야 보수통합”이라던 기존 노선을 바꾼 것이다.

오 전 시장이 강성 보수와 각을 세우게 된 배경엔 ‘황교안 대세론’이 자리 잡고 있다. 대세론이 워낙 강해 “자칫 이러다가는 유의미한 패배도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 전 시장 선거캠프 관계자는 “수도권 표심과 중도보수층, 개혁보수층의 표심을 공략해 지지층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라며 “강성 보수의 ‘강성’을 자극한 지지는 한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캠프 측은 이런 점을 반영해 향후 선거 운동 일정도 차별화할 계획이다. 오 전 시장은 이날 OBS를 통해 치러지는 첫 TV 토론이 끝난 뒤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리는 ‘한국당 청년 광역 기초의원 워크숍’으로 향해 ‘개혁보수’의 당위성을 호소한다.

오 전 시장은 ‘엘리트’적인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의 강점인 호감형 얼굴,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한국당 전당대회에서는 단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상대적으로 고령층이 다수를 차지하는 유권자 특성 때문이다. 오 전 시장은 입당 후 국회 의원회관을 직접 돌아다니며 112명의 당 소속 의원들을 만났다. 오 전 시장으로부터 인사를 받은 한 초선 의원은 “진정성이 엿보인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