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회담결과 ‘인식차’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북 실무회담 이후 처음으로 회담을 하고 오는 27∼28일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긴밀한 한·미 공조를 다짐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양국 장관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의가 원만히 타결된 것을 평가했다”는 데 방점을 뒀다면, 국무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미·일 3각 협력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적지 않은 시각차를 드러냈다.

외교부는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 뒤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양국 장관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방북 등 2차 북·미 정상회담 관련 최근 진전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각급에서 긴밀한 협의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양 장관은 지난주 방위비 분담금 협의가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원만히 타결된 것을 평가하고, 한·미 동맹 강화 및 발전에 대한 양국의 변함없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12일 방위비 협정과 관련해 “한국으로부터 분담금을 5억 달러(약 5636억 원) 더 받기로 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진화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 외교부는 최근 국내외의 평화협정 체결 뒤 주한미군 감축·철수 우려를 감안해서인지 “양국 장관은 향후 비핵화 및 평화 프로세스 진전에 있어서도 한·미 동맹이라는 확고한 안보적 토대를 바탕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점에 대해 뜻을 같이했다”고도 했다.

반면 미국 국무부는 이번 회담 결과를 발표하면서 방위비 분담금 협정에 대해서는 “두 장관이 지속적인 한·미 동맹 강화에 대해 치하했다”면서 우회적으로만 언급했다. 오히려 국무부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했다. 또 국무부는 “양측은 한·미·일 3자 협력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표하기도 했다”면서 과거사 문제 및 일본 초계기 위협비행 등으로 인한 한·일 갈등이 한·미·일 3각 협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간접 표명했다.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 뒤 곧바로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하면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별도 회담을 할 예정이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