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비에 젖은 골프장 PGA투어 제네시스오픈 1라운드가 열린 15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 폭우가 내리자 진행요원들이 카트를 타고 코스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10번이상 출전에도 우승못해
“아버지와 라운드 추억 쌓았고
좋아하는 코스지만 애증관계”
토리파인스선 무려 8승 ‘대조’

첫날부터 폭우… 파행적 운영
선수 23명 성적 모두 무효 처리
재개됐지만 일몰로 경기 중단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오픈(총상금 740만 달러)이 첫날 파행을 겪었다.

15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에서 개막됐지만 1라운드는 폭우로 인해 차질을 빚었다. 1라운드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렸다. 그리고 빗줄기가 거세지자 초반에 플레이한 23명의 선수 성적을 모두 무효로 처리하고, 오후에 1라운드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재개됐지만, 대부분의 선수가 경기를 마치지 못한 채 일몰로 중단됐다. PGA투어에서 이미 시작된 경기의 성적을 무효로 처리하고 해당 라운드를 다시 시작한 건 2013년 9월 도이치뱅크 챔피언십 3라운드 이후 약 5년 5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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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작은 사진)는 제네시스오픈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제네시스오픈은 내년부터 초청대회로 성격이 바뀌며 위상은 더욱 높아진다. 전날 타이거 우즈 재단과 현대자동차는 내년부터 제네시스오픈을 인비테이셔널로 전환키로 합의했고 이에 따라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 잭 니클라우스의 메모리얼토너먼트와 함께 PGA투어 3대 인비테이셔널 대회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부터 제네시스오픈의 총상금은 740만 달러에서 930만 달러로 늘어나며, 우승자의 PGA투어 출전권 혜택은 2년에서 3년으로 연장된다.

그런데 제네시스오픈은 우즈가 10번 이상 출전하고도 우승을 하지 못한 유일한 대회다. 우즈는 어릴 적 자랐던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PGA투어 대회에서 모두 14승을 거둬 역대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리비에라 컨트리클럽과는 악연인 셈. 우즈는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이 열리는 토리파인스에서는 US오픈을 포함해 무려 8승을 거뒀다. 우즈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라운드하면서 추억을 쌓았던 리비에라는 내가 좋아하는 코스이지만 정말 ‘애증 관계’”라고 밝혔다. 메이저대회 최다승을 보유한 잭 니클라우스(미국)도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만큼은 우승컵을 품지 못했다. 1926년 출범한 이 대회는 그동안 LA오픈-닛산오픈-노던 트러스트 오픈을 거쳐 지금의 제네시스오픈으로 변경됐다.

우즈가 16세이던 1992년 처음 출전했던 프로 무대가 이 대회였다. 우즈는 그러나 이 대회에서 준우승 2차례(1998, 1999년)가 가장 좋은 성적이다. 우즈는 2006년 이후 부상과 스캔들로 인해 이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다 지난해 12년 만에 참가했지만 1, 2라운드에서 72타와 76타로 컷 탈락했다. 제네시스오픈을 인비테이셔널로 격상키로 했기에 우즈는 명예회복을 꾀한다.

지난 12일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필 미켈슨(49·미국)은 한 홀에서 공을 벙커에 3번이나 보내고도 파를 챙겼지만, 비 탓에 무효가 됐다. 미켈슨은 305야드로 비교적 짧은 파 4홀인 10번 홀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미켈슨의 티샷이 벙커로 향했다. 홀에서 약 40ｍ 떨어진 곳에서 두 번째 샷을 했지만, 이번에도 공은 그린 주위 벙커로 갔다. 세 번째 샷 역시 그린을 넘겨 또 다른 벙커로 들어갔지만, 미켈슨은 마지막 네 번째 샷으로 공을 벙커에서 홀로 연결, 파를 지켰다. 벙커에 공이 세 번이나 들어가고도 파이니 ‘행운’이지만, 곧바로 그의 성적은 무효가 됐다.

한편 재개된 뒤 일몰로 다시 중단되기까지 강성훈이 14번 홀을 마친 상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로 조던 스피스(미국·11번 홀)와 공동 선두로 나섰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투어 제네시스챔피언 우승으로 출전권을 따낸 이태희가 7번 홀까지 2타를 줄여 공동 7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우즈를 비롯해 김시우, 배상문 등 72명은 출발하지 못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