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영국의 수잔너 길이 지난 2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월드마라톤챌린지 두 번째 풀코스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월드마라톤챌린지 홈페이지

수잔너 길 ‘女세계최고기록’
기존기록 2시간7분6초 당겨
295㎞ 달리는 ‘지옥 레이스’
“도전 마친 내가 대견스럽다”

7일간 7개 대륙에서 7차례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는 월드마라톤챌린지에서 수잔너 길(영국)이 여자부 세계최고기록을 작성했다.

길은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마지막 풀코스 레이스에서 3시간 26분 24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7개 풀코스(약 295㎞) 합계 24시간 19분 9초로 종합우승을 차지한 길은 이로써 2016년 베카 피치(미국·26시간 26분 15초)가 수립한 종전 세계기록을 2시간 7분 6초나 앞당겼다. 길은 남극에서 열린 첫 코스에선 준우승했지만, 나머지 6개 대륙에서 열린 모든 코스에서 1위에 올랐다. 길은 남극에서 3시간 53분 55초, 아프리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3시간 21분 32초, 오세아니아 호주 퍼스에서 3시간 19분 19초, 아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3시간 26분 23초, 유럽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3시간 11분 49초, 그리고 남미 칠레 산티아고에선 3시간 37분 44초로 레이스를 마쳤다.

‘777 챌린지’로 불리는 월드마라톤챌린지는 2003년 신설됐다. 15년 동안 완주자는 200명이 채 안 된다. 그래서 죽음의 레이스에 비유된다. 길은 종합우승 직후 “지난 1주일간 비행기에서 63시간 이상 머물렀고, 총 이동 거리는 9만㎞에 달한다”며 “비행기에서 하루 3시간 정도 잠을 잤지만, 결코 포기할 순 없었다”고 강조했다.

길은 1985년생. 영국 런던 출신인 그는 지난 10년 동안 런던마라톤 등 45차례 풀코스를 완주했다. 42.195㎞ 개인 최고 기록은 2시간 58분. 길은 “10년 전부터 달렸다”면서 “고향에서 열리는 런던마라톤에 처음 출전할 때만 하더라도 단순히 건강을 챙기자는 생각뿐이었지만, 지금은 달리기가 나를 세계여행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길은 “월드마라톤챌린지에 참가하면서 침대에서 두 다리를 뻗고 자고 싶다는 생각은 사치였다”면서 “일주일 내내 제대로 잔 적이 없지만, 도전을 마친 지금은 나 자신이 대견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자부에선 마이크 워디언(미국)이 합계 20시간 49분 30초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