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7일 간담회 등 안내문
“세월호 비극과 무관한 단체가
정치쟁점화하려는 시도 안돼”

최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 난입을 시도했던 친북(親北)·반미(反美) 성향 대학생 단체가 세월호 가족협의회 사무실에서 총회를 열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적 사건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은 오는 16일과 17일 경기 안산시 4·16 가족협의회 사무실에서 총회를 열겠다고 이달 초 안내문 등을 통해 알렸다. 함께 공지된 프로그램에 따르면 대진연 회원들은 총회와 함께 세월호 간담회, 기억교실 방문 등 관련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광우병 사태에서처럼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단체들이 정치 쟁점화를 시도할 수 있다”며 “세월호는 더 이상 정치적 불쏘시개로 쓰여서는 안 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진연은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칭송하는 ‘백두칭송위원회’ 결성에 참여했고,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에게 협박성 전화를 걸고 이메일을 보내 물의를 빚은 단체다. 이 단체 회원들은 지난해 10월엔 미국대사관 근처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인형과 사진을 교수형·화형에 처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지난달 31일엔 미국대사관에 회원 5명이 난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주말인 9일에도 미 대사관 앞에서 국민주권연대 등과 함께 신년 반미 투쟁 선포식을 열 계획이다.

김한성 대진연 공동대표는 “대진연 산하 4개 단체가 4·16 가족협의회와 지속적으로 연대해 왔다”며 “별다른 의미는 없고, 장소를 찾다 보니 평소 교류해 온 단체 쪽 장소를 알아보게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가족협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대진연이 북한 문제 등에서 어떤 정치적 활동을 이어왔는지 잘 알지 못한다”며 “학생들이 순수한 의도로 세월호 관련 문제에 있어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현재까지 교류를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