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과의 교섭단체 무너지고
호남에서도 與에 지지율 밀려
黨 안팎서 “진보 통합” 힘얻어

민주평화당이 8일 창당 1주년을 맞아 당 지도부와 옛 동교동계 원로가 함께 모여 DJ(김대중) 정신을 승계한 당의 면모를 과시하려 했지만 정당 지지율 2∼3%에 불과한 한계가 여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화당은 이날 서울 서대문 형무소에서 창당 1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기념식에는 정동영 당 대표와 장병완 원내대표, 동교동계 좌장격인 권노갑 상임고문과 정대철 상임고문, 이훈평 상임고문 등이 함께했다. 당 관계자는 “독립정신과 DJ 정신을 계승한 진정한 민주정당은 평화당임을 강조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반대했던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평화당은 DJ 정신 계승을 강조해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지기반이었던 호남에 뿌리를 둔 정당으로서 호남을 중심 기반으로 삼았음은 물론이다. 이후 4월 정의당과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이라는 공동교섭단체를 꾸리며 캐스팅보트 역할도 도모했다. 그러나 7월 말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사망으로 교섭단체가 무너지며 원내에서 급속도로 존재감이 약화했다. 나름 확고한 지지층을 가진 정의당에 비해 지지기반인 호남에서조차 민주당에 현저히 밀리는 평화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도가 2∼3%대에 머무르고 있다.

당내 정치적 입장도 둘로 나뉘어 있다. 정 대표와 천정배 의원 등은 보다 개혁적 성향의 정책을 통해 진보를 표방한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도 성향의 호남 의원들은 바른미래당 호남 의원들과 수시로 만나는 등 물밑 접촉을 활발히 하며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다. 평화당 관계자는 “지도부의 지나친 좌클릭 움직임에 대해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면서 “개혁 세력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강해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개혁 세력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형국이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