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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한국당 곽상도 검찰고발
한국당도 현안마다 고발 남발
“대화보다 법적 해결에 기대기
‘정치의 사법화’현상 심화돼”

문희상 국회의장이 고질적인 여야 정쟁으로 인한 국회 파행 사태에 대해 거듭 부끄러움을 표했지만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여야가 대화와 타협은 외면한 채 검찰 고발이나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를 남발하는 극단적인 대립을 이어가면서 ‘국민을 대표하는 본분을 잊고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설 연휴를 마치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단은 2월 임시국회 정상화 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특히 탄력 근로제 확대와 최저임금 개편 문제 등 시급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여야 모두 국회를 열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 데 대해 정치권 내부와 전문가들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문 의장은 여야 정쟁으로 인해 국회 공전 상태가 반복되는 데 대해 이미 수차례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선 “현재 국회의 모습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국회를 열어놓고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문 의장의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대화와 타협 대신에 검찰이나 경찰을 찾아 상대를 고발부터 하는 ‘치킨게임’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 딸 다혜 씨 가족의 동남아 이주 관련 의혹을 제기한 곽상도 한국당 의원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에는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제기한 김용남 전 한국당 의원을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한국당 역시 정치 현안마다 고발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은 지난달 25일 바른미래당과 함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의 과거 문재인 대선 캠프 특보 활동 논란과 관련해 조 위원과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등 4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해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자신의 일을 법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정치의 사법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