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협상결과 공유할 듯

지난 6일부터 평양에 체류하며 북한과 실무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르면 8일 서울로 귀환, 한·일 정부 당국과 협상 결과를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비건 특별대표가 이번 방북 기간에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주스페인 북한대사 이외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나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면담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비건 특별대표는 이르면 8일 중,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서울로 돌아와 본국에 협상 결과를 보고한 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방북 결과를 공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비건 특별대표의 7일 귀환설이 돌았지만,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비건 특별대표는 평양에 있다”고 확인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비건 특별대표가 언제까지 북한에 체류할지에 대해 “현시점에서 그의 일정에 대해 추가로 발표할 것은 없다”고 밝혔다.

비건 특별대표는 평양행 직전 서울에서 한국 측에 대략적인 방북 계획을 설명했지만, 귀환 일을 못 박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7∼28일 열리는 2차 미·북 정상회담 전까지 북한 비핵화 시간표와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 한반도 평화체제 등 포괄적인 의제를 망라한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모든 의제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합을 맞추는 난상토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비건 특별대표의 방북 일정이 길어지는 게 ‘청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북이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과 싱가포르 현지에서 당일치기 실무회담을 이어갔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는데, 이에 비교하면 비건 특별대표의 평양 장기 체류는 실질적인 진전을 보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는 풀이다. 비건 특별대표가 김 전 대사뿐 아니라 대미 협상 상무조(태스크포스)에 배치된 대부분의 북한 인사와 교감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비건 특별대표가 방북 일정 중 김 위원장과도 직접 만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