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개정뒤 신규증차 제한
민간 렌트카업체서 행정 소송
“차량 등록 거부는 권한 남용”

제주도가 지난해 9월 렌터카 총량제 시행에 앞서 신청한 신규 증차 등록을 거부했다가 수십억 원대의 소송에 휘말렸다.

31일 제주도에 따르면 렌터카 수급조절 권한이 제주지사에게 이양되는 내용의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지난해 2월 26일 국회에서 통과된 뒤 신규 증차 신청이 몰리자 이를 ‘꼼수 증차’로 규정하고 법 시행 전인 9월까지 신규등록을 제한했다. 이에 증차를 신청했던 업체들이 이미 확보한 자동차를 운행하지 못해 손해를 봤다며 행정소송과 함께 30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소송을 제기한 S업체는 제주도가 렌터카 업체가 장기 수급 계획에 따라 정상적인 자동차 신규 등록(254대)을 신청했지만, 이를 거부하며 70억 원의 손해가 발생했다며 지난해 9월 제주도를 상대로 제주지법에 행정소송과 함께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함께 소송을 제기한 다른 업체 관계자는 “장기 수급 계획에 따라 이미 차고지 계약과 196대에 이르는 신차를 차량 회사로부터 인도받은 시점에서 제주도가 렌터카 총량제를 적용한다며 차량 등록을 거부한 것은 명백한 권한 남용”이라며 “특히 차량 운행 제한으로도 충분히 행정 행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차량 등록 자체를 거부해 렌터카 회사가 금융 유동성 위기를 겪고 사전에 마련한 차고지 계약금 등 수십억 원의 재산상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개정된 법률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치밀하게 행정적인 준비를 하지 않고 규제를 해 민간 업체가 경제적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렌터카 총량제 적용을 위한)개정 법률 적용 전 단계에서 사전 ‘꼼수 증차’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행정 조치였다”며 “현재 2개의 렌터카 업체가 관련 문제로 30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며 당시 담당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직권 남용을 적용해 검찰에 고발한 상태”라고 말했다.

제주=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