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김동철·권노갑·정대철
‘제3당 역할 필요’ 공감대 확인

바른미래당의 호남 출신 중진 의원들과 민주평화당의 고문들이 만나 양 당 통합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면서 호남발 정계개편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논의가 실제로 탄력을 받을 경우 의회 내 의석 구조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연쇄적인 정계개편으로 연결될 수도 있어 주목된다.

31일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등 정치권에 따르면 호남에 지역구를 둔 박주선·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과 권노갑·정대철 평화당 상임고문은 하루 전인 3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양 당 통합과 관련해 논의했고, 이 모임 참석자들은 이를 각각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평화당 대표에게 보고했다. 박 의원은 통화에서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적폐와 신적폐라는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제3당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아래 평화당과 힘을 모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을 심판하고 새 정부를 열어야 하는데 한국당이 대안일 수 없다”며 “새로운 정치 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상임고문도 “당내 통합만이 아니라 이런 뜻에 동조하는 바깥 세력까지도 모아보자는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이번 논의가 탄력을 받으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전반에 걸친 정계개편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손 대표는 신중한 입장이라는 후문이다. 호남발 정계개편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이탈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통화에서 “평화당과 통합 얘기가 나오면 그 자체로 바른정당 출신들은 크게 반발할 것이고 ‘도로 국민의당’ 그림으로 보여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번 회동 소식이 알려지자 페이스북에 “이번 돌출행동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최고위원회에서 저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선거제도 관련 공조를 포함 평화당과의 모든 사안에 있어 공조를 파기할 것을 주장하겠다”고 썼다. 평화당 내에도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