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피해 예방’전문가 조언

법률 전문가들은 “누구나 사기 피해를 볼 수 있지만, 그 피해를 복구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항상 ‘공짜’를 조심하라”고 입을 모아 당부한다.

김웅 대검찰청 미래기획단장은 저서 ‘검사내전’에서 사기 범죄 피해자의 회복이 결코 쉽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며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기범을 잡는다 해도 피해자는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삶을 사기 피해 이전으로 돌리기도 어렵다. 삶 자체도 황폐해진다. 실제로 형사정책연구원이 2017년 12월 발표한 ‘2016 전국범죄피해조사’에 따르면 절도나 사기 등 재산범죄 피해를 본 피해자들은 무력감이나 자신감 상실 등 ‘우울함’(34.3%)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두려움’(20.9%), ‘불면증, 악몽, 환청, 두통’(16.4%), ‘고립감’(11.6%)을 겪고 있다는 이들도 적잖았다. 심지어 ‘사회생활 및 인간관계에 곤란을 겪고 있다’(11.5%)는 답도 있었다.

김 단장은 “어설프게 아는 것은 사기를 당하는 지름길이다. 뭐든 새로운 일을 하려면 그곳에서 직접 6개월 이상 일해보고 나서 결정해야 한다. 그게 싫다면 차라리 안 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하고 세상인심을 잘 알아야 한다고도 충고한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것과 다른 사람들이 자기보다 더 똑똑하고 더 열심히 노력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당부다.

수많은 사기범죄를 다뤘던 25년 차 베테랑 수사관으로 ‘속임수의 심리학’이란 책을 낸 김영헌 서울동부지검 수사과장도 “학력이 낮거나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만 속임수에 걸려들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고 지적한다. 사기 피해자 중에는 의사·변호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도 꽤 많다는 얘기다. 김 과장은 사기 피해자들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욕망’ ‘신뢰’ ‘불안’을 꼽는다. 욕망에 눈멀고, 아는 사람이라고 안심하며, 불안한 마음에 의지할 곳을 찾다 보면 누구라도 속아 넘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16년 간의 검사 생활과 9년 동안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로 일한 김주덕 변호사가 쓴 ‘사기공화국에서 살아남기’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이어진다. 김 변호사는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하고 세상인심을 잘 알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것과 다른 사람들이 자기보다 더 열심히 노력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조언은 다른 전문가와 같다. ‘거래는 신중하게 하라’ ‘법을 너무 믿지 말라’는 실질적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