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김호웅 기자

‘文정부, 안보 공백’공세 의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30일 비무장지대 내 철거된 감시초소(GP)를 방문해 정부 여당의 안보 무능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당은 ‘설 밥상 민심’을 잡기 위해 당분간 안보 이슈를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통화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진전이 없이 안보 공백, 안보 파탄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안보 현장 방문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특히 9·19 남북군사합의는 독소조항으로, 안보 파탄의 중요한 원인”이라며 “이를 개정하거나 무효화 하는 것만이 안보를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나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 등 한국당 원내지도부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헬기를 타고 전방 부대로 향했다. 국방위 소속 한국당 간사인 백승주 의원은 “정부의 국방 정책에 대해 국민이 매우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를 악용해 우리 국방 주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 의원은 “북한은 우리 정부가 정상적으로 추진하는 방위력 증강 사업과 한·미 군사연합훈련 등을 두고 남북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는데, 얼토당토않다”며 “이는 엄연히 국방 주권에 대한 위협이고 도발인데도 국방부는 항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군 부대를 방문한 한국당 의원들은 장병들과 점심 식사도 함께했다.

한국당의 이번 군 부대 현장 방문은 설을 앞두고 안보 이슈를 고리로 보수 세(勢) 결집에 나서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GP 철거 결정 당시 “정부 스스로 안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던 연장선에서 현장을 직접 찾아 정부의 외교·안보 실정을 부각시키겠다는 것이다.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미·북 정상회담에서 미군의 단계적 철수가 논의되면 우리 사회는 엄청난 패닉에 빠져든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를 찾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담판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