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30일 오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의 AFC 아시안컵 4강전이 열린 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 그라운드에 UAE 관중들이 던진 신발과 음료수병 등이 흩어져 있다. AP연합뉴스

아시안컵 4강전 아수라장

카타르,4-0 승…결승 진출
AFC “투척사건 조사할 것”

난장판 된 아시안컵.

30일 오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이 열린 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은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UAE 관중은 전반 22분 UAE가 선제골을 허용하자 물병, 음료수병을 그라운드로 던졌고, 후반 40분 3번째로 실점하자 카타르 선수들을 겨냥해 신발을 던졌다. 신발 투척은 중동 지역에선 최악의 모욕. 신발에 얻어맞은 사람은 신발 바닥에 묻은 먼지보다 못하다는 뜻이 있다. 카타르 대표팀은 신발과 물병 등을 피하느라 애를 먹었다. 특히 득점을 올린 카타르 선수가 ‘표적’이 됐다.

그라운드에서도 추태가 연출됐다. 후반 35분 카타르의 하산 알하이도스(알사드)가 득점한 뒤 세리머니를 위해 달려가자, UAE 파레스 주마 알사디(알자지라)가 손으로 그의 머리를 가격했다. UAE의 이스마일 아흐메드(알아인)는 0-3이던 후반 46분 공과 관계없이 카타르 선수를 팔꿈치로 가격했다. 이 장면은 중계 화면에 잡혔고, 비디오판독을 거쳐 아흐메드는 레드카드를 받았다.

카타르는 후반 48분 1골을 보태 4-0으로 홈팀을 꺾고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결승전에 올랐다. 카타르는 오는 2월 1일 일본과 우승을 다툰다.

UAE는 카타르가 테러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지난 2017년 6월 단교했고, 이후 UAE와 카타르는 앙숙이 됐다. UAE는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사우드 알 모한나디 카타르축구협회장 겸 AFC 부회장의 입국을 거부, 논란을 빚었다.

단교로 인해 카타르 팬들의 UAE 입국이 봉쇄됐기에 준결승전은 UAE 팬들로 가득 찼다. 영국 매체 BBC는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4강전에 앞서 카타르 국가가 연주될 때 UAE 관중이 야유를 보냈다”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AFC는 투척 사건을 경기 보고서에 기재하고, 조사할 예정이다.

펠릭스 산체스 카타르 감독은 승리 직후 “물병 투척은 소수의 짓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감정적으로 어려웠던 경기”라고 밝혔다.

한편 전날 열린 일본-이란의 4강전에선 뺨을 때리고 목을 잡아채는 등 집단 몸싸움이 벌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