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의 복잡성이나 권력의 투명성을 고려할 때, 대통령이 사실상 혼자 식사하는 ‘혼밥’이 많다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 ‘퇴근길엔 시장에 들러 시민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이 그런 지적을 받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문 대통령은 1년여 전 중국 방문 때 혼밥 시비에 휩싸인 적이 있으며, 최근에도 문희상 국회의장과 함세웅 신부 등 범여권 인사들까지 걱정했을 정도다.

자유한국당의 여의도연구원과 박성중 의원은 27일 이를 뒷받침하는 통계 분석 결과를 내놨다. 2017년 5월 10일 취임일부터 지난해 말까지 600일 동안 청와대 홈페이지에 공개된 일정을 분석한 결과 공개 일정이 없었던 날이 160일(2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800회의 식사 중 공식 일정이 있은 경우는 100회에 불과했다고 한다. 또, 공개 일정 2144건 중 청와대 참모나 정부 책임자 보고와 같이 ‘참석자 비공개’ 일정이 82%인 1784건이나 됐다.

물론 이런 일정 외에도 중요한 회동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다양한 소통의 부족을 보여준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어느 시각에 어디에서 누구와 무엇을 했는지 24시간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했고, 청와대는 2017년 10월부터 ‘전면 공개를 실시한다’면서 홈페이지에 대통령 일정을 일주일 단위로 올려놓고 있다. 광화문으로의 집무실 이전까지 약속했다. 그러나 허울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일정과 비교해도 나아졌다고 하기 어렵다. 최근 문 대통령 경제 메시지는 오락가락했다. 최저임금 효과 등 현실과 동떨어진 언급도 여러 차례 있었다. 이런 ‘겉치레 소통’ 탓에 현실과 국정의 괴리가 커지는 것은 아닌지 성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