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경 前 대검 중수부장
“윗선 개입 규명 미진 주장은
짜맞추기식 억지 추정 불과
과거사위 재조사·사과 해야”

이명박 정부 시절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사찰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청와대 등 ‘윗선’ 개입 규명에 소극적이었다는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의 진상조사 결과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검찰총장의 수사팀 지휘를 보좌한 최재경(전 청와대 민정수석)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사실관계와 다른 중대한 명예훼손 행위”라며 강력 반발, 공개 사과와 전면 재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검찰 과거사위는 28일 “청와대와 총리실 비선조직이 민간인 등을 광범위하게 불법 사찰한 전대미문의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검찰은 정치권력을 향한 수사를 매우 소극적으로 벌였다”며 “검찰이 사찰 피해자인 민간인 김종익 씨가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사건을 수사했을 때부터 지원관실의 불법사찰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데도 이를 수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 전 중수부장은 “모두 전혀 사실이 아니고, 불성실한 조사와 짜맞추기식 억지 추정에 기인한 중대한 명예훼손”이라며 “일부 사항들에 대한 검찰 과거사위의 전면적인 재조사와 공개 사과 등 합당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민간인사찰 사건은 지난 2008년 6월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가 블로그에 이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쥐코’ 동영상을 올렸다가 국무총리실 소속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전방위 불법사찰을 받은 끝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이후 이에 대한 검찰 수사가 3차례 진행됐지만, 윗선 개입을 확인하지 못해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이날 최 전 중수부장은 특히 검찰 2차 수사의 ‘USB 실종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과거사위는 민간인 사찰 등의 핵심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USB 등 증거가 수사팀 외부인 대검찰청 중수부로 유출된 점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USB의 최종 행적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감찰 등 실효성 있는 조사가 필요하며 범죄혐의가 확인될 경우 상응하는 수사가 필요하다고도 권고했다. 그러나 최 전 중수부장은 “당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으로부터 여러 개의 USB를 전달받아 그대로 대검찰청 과학수사기획관실에 맡겨 포렌식(디지털 증거분석)한 뒤 다시 수사팀에 자료를 인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중수부는 그 과정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