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노회찬 지역구에 속내 복잡
인위적 교통정리엔 반발 우려

정의당은 “반드시 사수” 올인
‘본격 선거전땐 단일화’전망도

4·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고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성산 선거구에 후보를 낼지를 놓고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권민호 지역위원장과 한승태 전 조선대 교수 등 2명의 예비후보가 표밭을 갈고 있지만, 확실한 우군인 정의당이 ‘노회찬 지역구 사수’에 당력을 기울이는 상황을 외면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28일 현재 민주당은 창원성산 선거구에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지역에서 선거를 준비해 온 예비후보가 있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섣불리 인위적인 교통정리를 시도할 경우 지역에서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지난해 말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앞으로 정의당에 후보 단일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당내 중진의원인 우상호 의원은 노 전 의원이 ‘드루킹 특검’ 관련 수사 도중 사망한 점을 언급하며 공개적으로 “창원성산 선거구에 민주당은 후보를 내면 안 된다. 정의당에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회찬 지역구’를 자유한국당에 내줄 수 없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 자연히 정의당과의 후보 단일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후보를 내지 않을 수는 없지만, 선거가 임박해지면 반 한국당 전선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으로 본다”며 “최근 경남 지역 한국당 지지율이 꽤 높게 나와 단일화를 논의할 시점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벌써부터 단일화 필요성이 거론되는 것은 이 지역이 가진 상징성 때문이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창원을 방문해 창원성산 지역 정의당 후보로 확정된 여영국 후보의 기자회견에 함께했다. 당의 ‘간판’격인 심상정 의원도 오는 30일 창원을 방문한다. 정의당 지도부는 내달 1일 설 연휴 귀경인사도 창원에 내려가서 진행할 계획이다. 정의당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1석을 추가로 확보해 6석이 되면 14석의 민주평화당과 다시 교섭단체 구성에 나설 수 있는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