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민주당 최고위 이해찬(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얼굴을 만지고 있다. 오른쪽은 박광온 최고위원. 김호웅 기자 diverkim@

한국당, 릴레이농성 계속 되고
민주는“명분없는 보이콧” 일축
바른미래당“양당, 적대적 공생”

2월 임시국회 일정도‘빨간불’
유치원 3법 등 물건너갈 우려

자유한국당이 28일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등을 이유로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한 채 릴레이 농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가짜 단식농성’ ‘명분 없는 장외투쟁’이라고 일축하면서 정국 교착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당은 ‘김태우·신재민 폭로’와 서영교 민주당 의원의 재판청탁 의혹,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모두 묶어 국정조사, 청문회, 특별검사 수사 등을 촉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2월 임시국회 일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원내 제3당인 바른미래당은 “거대 양당이 국회를 마비시킴으로써 선거제도 개편을 막고 있다”고 민주당과 한국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여당은 1월 국회 내내 ‘침대 축구’로 일관하며 고용세습 국정조사 계획서도 채택하지 않고 ‘김태우·신재민 사건’과 손혜원 의원 사안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고 있다”며 “조 위원 사퇴에 대해선 분명히 요구했는데, 여당이 답할 때까지 릴레이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2월 국회 일정을 거부하면서 (정부의) 외교 안보·경제·권력남용 현장의 ‘쇼쇼쇼 장막’을 걷어내는 데 집중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남인순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유치원 3법’과 체육계 성폭력 근절방안 등 민생현안은 외면한 채 소모적인 정쟁에만 골몰하면서 2월 국회도 올스톱될 위기에 직면했다”며 “한국당의 5시간 30분짜리 릴레이 단식 쇼가 국민에게 지탄받는 만큼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본업에 충실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은 선거제도 개혁 합의를 지키지 않으려고 눈치를 보던 차에 서로를 비난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등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며 “민생 개혁을 위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즉시 국회로 돌아와서 1월 국회부터 정상화하고 이르면 설 연휴 전에 큰 틀의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국민에게 약속한 1월 말 선거제 개혁이 어렵게 된 점을 문희상 국회의장에게도 보고했다”며 정개특위 논의와 별개로 여야 지도부의 정치 협상 병행을 공식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과 한국당이 ‘강 대 강’ 대치를 지속하면서 민생·개혁 법안 처리가 결국 물 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월 국회에서 다뤄질 주요 법안으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핵심으로 하는 선거제도 개편 관련 법안은 물론 ‘유치원 3법’, 체육계 성폭력 근절법안,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법안, 탄력 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법안 등이 꼽힌다.

2월 국회는 국회법에 따라 자동으로 소집된다. 그러나 다음 달 설 연휴가 끼어 있는 데다 문 의장과 여야 5당 대표단의 6박 7일간 방미 일정도 예정돼 있어 실질적인 국회 활동 기간은 2주가 채 되지 않을 전망이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