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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英 ‘보다폰’도 사용 중단 발표

정보유출 장치 탑재 가능성에
對中무역전쟁 중인 美에 동조

화웨이,내달 5G폴더블폰 공개

미·중 간 무역·기술 패권 전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통신 장비 부문 세계 1위인 중국 기업 화웨이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보안 우려’를 집중 제기하며 ‘화웨이 아웃’ 행보를 강화하는 미국에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통신사들이 동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중국의 차이나모바일을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이동통신 사업자인 영국의 보다폰이 ‘화웨이 배제’ 방침을 밝히면서 올 상반기 화웨이의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도입을 검토하는 전 세계 통신사들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 세계 각국은 5G 이동통신 장비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인데, 보다폰의 화웨이 배제 방침이 선정 작업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통신 기업인 보다폰의 닉 리드 CEO는 25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 콜에서 “핵심 네트워크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이 5G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은 5G 네트워크 건설과 관련해 핵심 장비에서 화웨이를 배제한 데 더해, 이미 구축한 3G, 4G 네트워크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최대 통신회사인 오랑주 역시 화웨이 장비 배제 방침을 발표했고, 독일 도이체텔레콤도 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미국의 캘리포니아버클리대와 위스콘신대 등 미국 주요 대학도 ‘화웨이 아웃(OUT)’을 선언했다.

화웨이 배제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미국이 집중적으로 제기하는 ‘백도어(backdoor)’ 가능성 때문이다. 도청과 정보 유출을 가능하게 하는 백도어가 통신망에 숨겨져 있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 정부에 특정 국가의 민감한 정보가 전방위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세계 각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는 점도 사태 확산의 한 이유다. 실제 캐나다는 지난달 1일 화웨이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미국의 요청으로 밴쿠버에서 체포했고, 이후 캐나다 정보기관은 화웨이 장비의 보안 위험성을 집중 조사 중이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과 KT가 화웨이 5G 장비를 선정하지 않았다.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사이기도 한 화웨이는 2월 중 5G가 지원되는 폴더블폰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