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 계층을 돕는 원로 법조인들의 모습이 더는 낯설지가 않다. 국내 굴지의 로펌(법률회사)이 원로변호사를 필두로 사회 공헌 활동을 위한 재단 또는 위원회를 만들어 나눔을 실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사회공헌위원회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위원장은 목영준(64·사법연수원 10기) 전 헌법재판관이 맡고 있다. 위원회는 소외계층을 위한 법률교육을 비롯해 공익법제도 개선, 비영리단체(NGO) 법률지원 등을 맡고 있다. 변호사 등 100여 명이 매년 중증장애시설 지원과 청소년 독서멘토링도 지원을 하고 있다.

국가대표의 메달 회복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3위를 했던 축구 국가대표팀 소속 박종우 선수가 잃을 뻔했던 동메달을 지켜내는 데 앞장섰다. 당시 박 선수는 3위가 확정되는 순간 관중석에서 받은 ‘독도는 우리땅’ 피켓을 들고 운동장을 돌았다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정치적 활동금지 규정 위반이 이유였다. 김앤장은 이 사건을 대리해 IOC에 해명 서한을 보내는 등 다양한 법률지원을 벌였다.

법무법인 세종은 2014년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사단법인 나눔과이음을 세워 탈북자를 위한 법률 지원에 힘쓰고 있다. 이사장은 김용담(72·1기) 전 대법관이 맡고 있다. 탈북자 중 대학 장학생을 뽑아 생활비를 지원하고 세종 소속 변호사들과의 일대일 멘토링도 연결해 준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재학 중인 탈북자 학생을 선발해 졸업할 때까지 등록금의 절반을 지원하고 있다.

법무법인 율촌은 2010년 로펌 중 최초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을 통해 복사·우편물 처리 업무를 담당하는 지적·지체 장애인, 청각 장애인 등 중증 장애인을 고용했다. 2014년엔 고용노동부로부터 ‘장애인 고용 우수 사업장’에 선정됐다. 2015년엔 ‘장애인 고용 촉진 유공자 표창’도 받았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