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 문제에 정부가 손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면서 “재난(災難)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사흘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가 발생한다는 뜻의 ‘삼한사미’ 신조어가 나돌 정도로 미세먼지 고통이 심하다는 사실을 문 대통령도 인식하고 있기에 그랬을 것이다.

미세먼지 배출원은 국내적으로 발전소·차량·사업장 등이며, 대외 요인은 중국으로부터의 유입이다. 한·중 환경 당국은 23일부터 미세먼지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중국 측이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어쨌든 국내 배출원부터 줄여나가야 하는데, 차량·사업장보다는 발전소, 특히 석탄 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정부도 국내 발전의 40%를 차지하는 석탄 화력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급격히 낮춰 미세먼지 배출량을 62%까지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석탄을 액화천연가스(LNG)로 대체한다는 구상인데, 그 경우 비용이 급증하는 데다, 미세먼지가 줄긴 하지만 계속 배출된다. 비용·미세먼지를 함께 해결하려면 원자력 발전을 늘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때마침 세계적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는 사설을 통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원전 확대를 요구했다. 사이언스는 “재생에너지는 발전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세계 원전의 수명 연장이 탄소 배출량 증가를 막는 데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이라고 충고했다. 미세먼지 감축 대책도 당연히 그 연장선에 있다. 원전을 늘리고 화전을 축소하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