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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2구는 수라차이 측근
1구는 감쪽같이 사라져
“왕실철폐” 역모죄 수배

태국 북동부 메콩강에서 실종됐던 공산주의 반정부활동가들이 토막 난 시신으로 발견되는 ‘태국판 카슈끄지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살해된 이들 외에도 최근 해외로 망명했던 태국 반정부인사들이 잇따라 행방불명되고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방콕포스트, BBC 등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지난해 12월 말 메콩강 인근에서 발견된 시신 2구에 대한 DNA 감식 결과 왕실 철폐를 주장하는 등 역모죄로 수배됐던 반정부활동가 수라차이 사에 단(77·사진)의 측근 사하이 카살롱과 사하이 푸차나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라차이와 함께 태국 정부로부터 역모죄로 수배된 이들은 라오스에 망명 중이었으나 지난해 12월 12일 이후 행방불명된 상태였다. 강바닥의 고기잡이용 그물 안에서 발견된 이들의 시신은 토막 나는 등 심하게 훼손돼 있었으며 몸속에는 콘크리트 블록이 가득 채워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숨진 이들이 태국 내 친정부민병대 등에 납치돼 살해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함께 실종된 수라차이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BBC는 시신 발견 당시 2구가 아닌 3구가 발견됐으나 이후 시신 한 구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내부 정보가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사라진 한 구의 시신이 수라차이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976년 탐마삿대 학살사건 당시부터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공산주의 활동가 수라차이는 그동안 반정부 혐의로 여러 차례 투옥되면서 22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그는 태국의 대표적인 반정부인사로 알려져 있다. 수라차이는 지난 2014년 라오스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져 있고,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국제사회는 2016년 이후 망명 중 사라진 태국 반정부인사가 두 명 더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특히 수라차이를 비롯해 실종된 이들은 모두 2010년 태국에서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 ‘레드셔츠’ 시위를 이끌었거나 이들과 연대했던 인물로 현 태국 정부가 이들의 실종 및 살해에 관련됐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태국은 2014년 쿠데타를 일으킨 뒤 정치인과 언론인, 인권운동가 등을 잡아 가둬 국제인권단체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태국 정부는 “이번에 발견된 반정부활동가 두 명의 실종·살해를 비롯해 어떤 반정부인사 실종사건에도 개입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