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성수기에도 이용객 감소
“스키캠프 수강생도 다 못채워”

21일 오전 10시 강원도 강촌의 A 스키장. 모든 학교가 겨울방학에 들어간 1월 성수기인데도 슬로프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예전 같으면 오랫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리프트 탑승 입구에도 6∼7명만 있어 곧바로 리프트를 탈 수 있었다. 이곳에서 5년간 스키캠프를 운영하는 B 씨는 “참가자를 모집하면 보통 전년 수강생의 70% 정도가 재등록을 하지만, 올해에는 50%를 간신히 채웠다”고 말했다. 국내 스키장 업계가 주 고객인 젊은층 이탈로 내장객이 줄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스키장 업계는 최근 경제 불황에다 취업난까지 겹쳐 주머니가 가벼운 20∼30대가 예전만큼 스키장을 찾고 있지 않기 때문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2일 한국스키장경영협회에 따르면 국내 스키장 이용객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한 2011∼2012년(686만 명)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속 하락하고 있다. 한국스키장경영협회에서는 2015년 이후 이용객 현황 자료를 집계하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이후에도 매년 10%씩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국 18개 스키장 중 10개를 보유하며 국내 스키장 이용객 점유율 68.5%(2015년 기준)를 차지하는 강원도 역시 올해 스키장별로 7∼20% 가까이 이용객 감소세를 보이며 찬바람을 맞고 있다. 업계는 경기불황으로 지갑이 가벼운 20∼30대가 이탈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국내 인구 구조 변화와 인터넷 게임에 열광하며 외부 활동을 멀리하는 20∼30대의 특성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김태동 강원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일본도 스키장 이용객이 줄고 있는데 이는 저출산 고령화 추세와 연관이 있다”며 “경제 불황과 함께 젊은층이 가상현실(VR) 게임 등에 익숙해지며 레저활동을 멀리하는 영향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춘천=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