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孫 감싸기 대응’ 논란속
질타·자성 촉구 발언 주목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최근 여권의 잇단 추문을 겨냥해 자성을 촉구하는 발언을 내놔 파장이 예상된다.

여권을 대표하는 차기 대권주자인 이 총리가 청와대 참모진 개편 후 처음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반응이 나온다.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결백만 외치는 손 의원은 차치하고 무대응과 어설픈 감싸기로 일관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 총리가 마지못해 나섰다는 얘기다.

이 총리가 이날 “정부 여당이 국민 앞에서 겸허해져야겠다는 다짐을 함께했으면 한다”고 밝힌 것은 손 의원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뒤 여권 고위급 인사 최초의 유감 표명이다. 여당 안팎에서는 이 같은 발언 그 자체로 여당에 대한 불만 표현 또는 질타의 성격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가 손 의원 의혹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자 면전에서 ‘작심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여당 관계자는 “이 총리가 굳이 ‘당정이 함께 다짐하자’고 표현한 것은 이번 사태 대응을 두고 민주당이 오만하다는 세간의 비판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 총리가 설 명절을 앞두고 청와대 개편 후 처음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관련 언급을 한 것은 3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가 매진하고 있는 민생경제 행보가 손 의원 의혹 등으로 가려지는 것을 두고 보지 않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런 이슈는 언론 보도가 잦아들어도 지역에서는 2∼3주는 더 간다”며 “이번 설에는 손혜원 의혹이 밥상에서 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총리가 특히 “잘못이 확인되면 법대로 대처할 것” “투기를 차단할 것”이라며 손 의원 의혹 처리 방침을 분명하게 밝힌 것을 두고는 손 의원 의혹을 감싸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손 의원과 관련한 의혹이 추가적으로 불거지더라도 정부 여당의 책임은 최소화하고, 청와대로 불똥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총리 측은 이날 이 총리의 발언 배경에 대해 “오후 목포 고하대로 수산물가공단지 방문 일정을 앞두고 현장 방문의 의미가 퇴색될까 미리 설명했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민병기·정충신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