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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철 미세먼지 대처법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
‘삼한사미’가 삼한사온 대체
오전·저녁 미세먼지 농도 ↑
오후 3~6시 실외운동 적당
최선의 예방법은 외출 자제

도라지의 사포닌 항염 작용
오미자도 기관지 보호 효과
고등어는 중금속 축적 방지
손씻기와 물마시기는 기본
삼겹살은 되레 중금속 흡착

‘삼한사미(三寒四微).’

흘이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가 많다는 신조어다. 흔히 사흘은 춥고 나흘은 따뜻하다는 ‘삼한사온(三寒四溫)’을 대체했다. 날이 따뜻하다면 찬 북풍이 물러났다는 의미와 같고, 이 자리를 비집고 들어온 중국발 바람이 대기정체와 합세해 고농도의 미세먼지를 만들어낸다. 올겨울 유난히 이 같은 패턴이 반복되면서 삼한사미가 보편적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그러잖아도 건강관리에 주의해야 하는 겨울철에 미세먼지라는 위해 요소가 추가됐다는 점이다.

미세먼지는 호흡기질환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을 비롯해 각종 암 유발에도 영향을 끼친다.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높여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보고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계속 발표될 만큼 심각한 요인이다. 지리적으로 미세먼지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올겨울은 물론 앞으로의 평생 건강을 위해서라도 미세먼지에 대한 대처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는 신종 담배=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입자상 물질을 먼지라고 한다. 이 중 입자크기가 매우 작은 먼지를 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PM)라고 부른다. 미세먼지는 대표적인 대기오염물질의 하나다. 입자크기에 따라 지름 10㎛ 이하 크기의 미세먼지(PM10)와 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PM2.5)로 구분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신종 담배’라고 표현했다. 미세먼지가 담배와 같이 거의 모든 인체 장기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미세먼지는 기관지염, 천식은 물론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호흡기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기관지에 미세먼지가 쌓이면 가래와 기침이 잦아진다. 이어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어 폐렴 등 감염성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한다. 또한, 눈을 자극해 결막염 발생도 늘린다. 피부에도 자극을 줘 가려움, 따가움, 발진, 발열, 부종 등의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 혈관 내로 흡수돼 염증반응을 높인다. 이로 인해 허혈성 심장질환·고혈압·죽상경화증과 같은 혈관성 질환은 물론 심부전, 부정맥과 같은 여러 심장질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모든 종류의 암으로 인한 사망률도 높인다는 연구가 많다.

◇최선의 예방법은 외출 자제=미세먼지 주의보(또는 경보)가 있을 때는 외출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호흡기나 심장에 질병이 있는 경우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도 외출 자체를 막는 게 좋다. 부득이하게 외출하게 되면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도로변이나 공사장 등에서 머무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미세먼지는 피부 등을 통해서도 체내 유입이 가능한 만큼 마스크 외에 선글라스나 보안경, 모자 등도 도움이 된다. 몸속 노폐물은 땀을 통해 피부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운동을 통해 적당한 땀을 흘리는 게 좋긴 한데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인 날에는 야외 운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 필터 기능이 있는 마스크를 착용해도 완전히 미세먼지를 차단하지는 못한다.

실외 운동은 미세먼지가 없는 날을 골라야 하며, 미세먼지 상태가 좋아도 일반적으로 농도가 증가하는 저녁과 오전은 피하고 농도가 낮은 오후 3∼6시쯤이 권장된다. 외출 후에는 손을 씻는 습관을 지니고, 얼굴도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아울러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가능하면 차량운행을 줄여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는 노력에도 동참할 필요가 있다.

◇항산화 음식, 미세먼지 배출에 도움=황사가 심한 날에는 과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우리 몸의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증가시키는데, 과일과 채소에 풍부한 비타민 B·C, 엽산이 항산화 작용을 한다. 한방에서는 호흡기 건조를 막고, 유해물질을 빠르게 배출해 염증을 완화해주는 음식으로 도라지(길경)를 꼽는다. 도라지는 폐의 기운을 높이고 편도의 염증을 줄여주는 데 좋다. 도라지에 있는 사포닌은 우리 몸의 프로스타글란딘을 억제해 진통, 항염 작용을 한다.

폐의 허약함을 보충해 기침을 멈추게 하는 오미자도 기관지 보호에 좋다. 오미자는 성질이 따뜻하면서도 건조하지 않아 폐에 좋은 작용을 한다. 가래가 많은 사람은 생강이나 무, 배 등이 증상 해소에 도움이 된다. 이런 식품을 끓여 먹거나 차로 먹으면 도움이 된다. 기본은 물이다. 물을 자주 마셔 체온이 떨어지거나 호흡기 점막이 건조하지 않게 해야 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하지 않으면 미세먼지가 쉽게 침투하지 못한다. 물을 많이 마셔 혈액의 수분 비율이 높아지면 체내 미세먼지가 낮아지기도 한다.

음식 가운데는 고등어, 미나리, 미역 등이 미세먼지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고등어에 있는 아연 성분이 중금속의 인체 축적을 예방한다. 또 오메가3지방산이 기도의 염증을 완화하고 호흡기나 폐 질환 개선에 도움을 준다. 미나리는 독소를 배출하고 혈액을 맑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 미역에 함유된 알긴산 성분은 미세먼지를 통해 흡입된 중금속을 배출해주고, 혈액을 맑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삼겹살이 미세먼지 배출을 돕는다고 믿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전혀 근거 없는 속설이다. 삼겹살은 오히려 지방이 많아 체내 중금속을 흡착시켜 더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자생한방병원>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