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폭격기를 부수고 시너를 뿌린 30대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 김병만 판사는 전쟁기념관 야외 전시장에 있던 B-52D 폭격기의 조종석 유리창을 깨고 인화성 물질을 뿌린 혐의(특수재물손괴)로 재판에 넘겨진 차모(39) 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상당히 심각한 사회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던 범행”이라면서도 “전쟁기념관 측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고, 피고인이 피해를 회복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차 씨는 지난해 11월 1일 오후 4시 30분쯤 폭격기 옆 계단을 이용해 조종석으로 올라간 뒤 34㎝의 암석 채석용 망치로 유리창을 10회 내리쳐 깨트렸다. 그는 깨진 유리창 사이로 미리 준비한 시너 1ℓ를 부었고, 1500만 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차 씨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종차별 발언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