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타운’을 둘러싼 논란 자체와는 별개로, 이에 대처하는 집권당과 손 의원의 행태도 미스터리투성이다. 민심을 중요시해야 하는 정치의 관점에서도, 국회의원이라는 고위 공직자의 공인(公人) 의식 측면에서도 상식과 국민 눈높이에서 한참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흔히 있던 권력자 연루 스캔들이나 게이트와 달리 손 의원을 둘러싼 의혹의 사실관계는 이미 상당히 드러났다. 이에 대해 국민 절대다수가 잘못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런데도 당사자는 한사코 그런 생각이 잘못이라고 우기고, 집권당은 동조한다.

손 의원의 20일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은 그런 퍼포먼스의 극치였다. 탈당 여부는 실체적 진실과 범법 여부의 규명 측면에서는 별다른 의미도 없다. 기껏해야 집권세력의 정치적 부담을 얼마나 덜어주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그렇다면 민주당과 선을 딱 부러지게 긋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홍영표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홍 원내대표가 먼저 “손 의원이 당적을 내려놓기로 했다”면서 큰 결단이라도 한 것처럼 분위기를 잡았다. 검찰 수사 요청도 마찬가지다. 이미 인지 수사도 가능한 수준이고, 시민단체들이 나서 고발도 했기 때문에 무의미한 얘기다. 민주당은 손 의원 해명을 수용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비호’에 대해 당 내부에서도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올 지경이 됐다. 불법 여부는 수사를 통해 규명될 것이다. 국회의원이 부동산을 대거 매입하고, 그와 관련된 의정 활동을 하고 해당 기관에 압력으로 받아들여질 주문을 하는 것은 분명히 정상은 아니다. 손 의원 말대로 선의(善意)였더라도 위법 소지가 수두룩하다. 부동산실거래 관련법은 물론 국가공무원법·공직자윤리법·부패방지국민권익위법·형법 등을 위반했을 소지가 크다.

이런데도 손 의원은 당당하고 집권당은 비호한다. 무엇이 이런 이례적 현상을 가능하게 할까. 손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중·고교 동창이란 사실 때문에 주목받아왔다. 문 대통령 부부가 당선 전 거주했던 홍은동 주택을 매입한 청와대 행정관이 손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러니 처음엔 정치 공세로 비치던 야당의 초권력형 비리 주장에 점차 많은 국민이 공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