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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전문가, 2차 美北회담 전망

“北 ICBM폐기-주한미군 철수
실제 거래하면 韓·美에 재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2월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길 고대한다”며 2차 미·북 정상회담 기대감을 다시 한 번 드러냈지만,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2차 정상회담이 구체적 비핵화 합의 없이 개최될 경우 리얼리티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치적 위기 상황인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미 본토 안전 확보와 한·미동맹 포기에 합의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데이비드 맥스웰(왼쪽 사진) 민주주의 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로 원하기 때문에 2차 정상회담은 이뤄질 것”이라며 “걱정되는 점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라는 김 위원장의 제의를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주면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 종료와 미군 철수를 바란다는 말을 해왔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협상은 미 본토 안전이 목적이라고 말했다는 것이 우려의 이유”라며 “이런 식의 결론은 북한이 오랜 기간 추구해왔던 북한에 의한 한반도 무력 통일을 부추길 수 있어 한국과 미국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리 카자니스(오른쪽) 미 국가이익센터 방위연구국장도 “미국과 북한이 최소한 구체적인 비핵화 합의를 이뤄내야지 그렇지 않으면 리얼리티 TV쇼 방송에 불과해질 수 있다”면서 “북한 영변 핵시설 폐기와 부분적 제재 완화나 종전선언과 같은 중간단계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브루스 베넷(가운데)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차 정상회담 개최는 북한의 평화적 비핵화를 위해 올바른 결정”이라면서도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조치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2차 정상회담은 1차 정상회담과 크게 다르겠지만, 김 위원장이 지연작전을 쓰려고 하면 1차 정상회담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 김 위원장에게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2차 정상회담은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둘러싼 교착상태를 뚫을 수 있는 기회지만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며 “북한의 핵무기 폐기, 미국의 체제보장·평화협정·경제협력·관계정상화 등의 로드맵이 없는 상황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은 커다란 리얼리티 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에 쏠린 국내 시선을 돌리기 위해 김 위원장에게 끌려서 핵 동결과 평화협정, 한·미동맹과 핵우산 폐기 등의 합의를 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