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은

재단 부동산 매입·증여 가능
“국고환수” 손측 주장과 달라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목포 문화재 지구의 건물과 토지를 대거 매입하는 과정에서 남편 정건해 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비영리 법인 ‘크로스포인트 문화재단’을 통해 세제 지원 등을 받아 재단을 사익추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크로스포인트 문화재단은 정부 지정기부금 단체로 인정받아 개인·법인 기부금은 최대 3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손 의원이 문화재단 명의로 구입한 부동산은 국고로 환수되는 등 ‘공공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 같은 주장이 모두 사실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21일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크로스포인트 문화재단은 그 당시 법인세법 시행령에 따라 신고만으로 지정기부금 단체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크로스포인트 문화재단은 개인은 3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법인은 10% 한도로 비용처리를 할 수 있어 법인세를 줄일 수 있다. 지난 2017년부터는 지정기부금 단체 지정 관련 법인세법 시행형이 개정돼 학교나 종교재단만 신고로 인정되고 있다.

손 의원은 지난해 3월 해당 건물과 토지를 담보로 11억 원을 대출받아 이 중 7억1000만 원을 재단에 기부했고, 재단은 이를 목포 부동산 매입에 사용했다. 손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2016년 재단과 회사 명의를 남편인 정 씨에게 넘겼다. 이해관계가 얽힌 겸직을 금지한 국회법 위반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재단 운영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이번 일로 드러나고 있다.

손 의원은 지난 17일 유튜브 개인 채널 ‘손혜 On’에 나와 “재단 이름으로 땅을 사면 국고로 간다”며 “팔 수도 없고 다른 명의로 바꿀 수도 없다”고 말하며 공공성을 내세웠다. 크로스포인트 문화재단은 목포 내 근대역사문화공간 내에 14필지(건물 10채), 역시 정 씨가 대표로 있는 전시회 관련 회사인 크로스포인트 인터내셔널은 2필지(건물 2개)를 소유하는 등 재단과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은 총 16필지(건물 12채)다.

하지만 민법 32조에 따른 비영리 법인 문화재단의 경우 모든 재산의 변동을 보고하도록 돼 있지 않다. 재단 설립을 허가한 문체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법인 설립 및 지속을 위해 필요한 기본 재산의 경우 정관에 반영돼, 이의 변화가 있는 경우 정관 변경 승인을 요청해야 한다. 그 외 보통 재산의 경우, 허가나 신고 의무가 없다. 크로스포인트 문화재단의 기본 재산은 2014년 재단 설립 허가 당시 신고한 자본금 3000만 원이 전부다.

이 관계자는 “재단 이사회가 의결하면 보통 재산 일부를 기본 재산으로 변경할 수는 있다”며 만약 논란이 되는 부동산을 기본 재산으로 변경한다면 오는 2월 정관 변동 승인 요청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물론 재단이 해산할 경우엔 재산이 국고로 귀속되지만 이때도 정관에 명시돼 있어야 한다.

박민철·최현미·이경택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