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정부 정책 빅데이터 분석
최저임금·脫원전, 계속 부정적
신세돈 “서민 지갑만 얇아진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크게 증가하고, 적폐청산·탈원전 등에 대해서는 집권 기간 내내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기조 변화 없이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유지되기 힘들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대학 교수는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차 자유진영 시국 대토론회’에서 빅데이터 분석 전문 기관 ‘타파크로스’의 조사를 인용하며 “정부가 경제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올해 문 대통령 지지율이 유지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조사는 미디어·페이스북 등에서 문 대통령과 정부의 핵심 정책에 대한 긍정·부정 평가를 기간별로 분석한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기조에 대해 집권 초기 6개월까지는 긍정 여론이 60.3%로 부정(39.7%)보다 훨씬 높았으나, 집권 1년부터 1년 6개월까지의 기간에는 부정(56.0%)이 긍정(44.0%)을 앞섰다. 같은 기간 소득주도성장을 구성하는 핵심 정책들에 대해서도 부정적 기류가 뚜렷해졌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정(71.1%)은 긍정(28.9%)의 두 배 이상이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해서도 부정(65.6%)이 긍정(34.4%)을 크게 넘어섰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도 부정(55.2%)이 긍정(44.8%)을 상회했다. 적폐청산에 대해서도 빅데이터 조사 결과는 기존 여론조사와 달리 부정적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2018년 11월 9일까지 집권 1년 6개월 동안 부정 여론(74.5%)이 긍정(24.5%)보다 높았고 특히 집권 1년∼1년 6개월엔 부정이 77.9%나 됐다. 탈원전도 집권 1년 6개월 동안 긍정은 37.5%에 그치고 부정은 62.5%에 달한다.

반면 혁신성장과 규제혁신에 대해서는 집권 초부터 현재까지 긍정론이 부정론을 압도했다. 혁신성장은 89.9%, 규제혁신은 84.2%가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김 교수는 “현 정부의 핵심 정책이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 효과만 믿고 정책 기조를 안 바꾸면 경제팀 교체는 의미가 없다”며 “따라서 ‘모든 것이 잘못돼도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 때문에 서민의 지갑이 얇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19일 국가미래연구원 홈페이지 글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을 끌어올려 양극화를 해소하자는 것인데, 양극화 심화라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