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했던 김태우 검찰 수사관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김태우 수사관 첫 기자회견

목포‘손혜원 타운’의혹 관련
“청와대, 孫 말만 듣지 말고
공정하고 정밀하게 조사해야”

“靑 사찰 DNA 없다는 말은
교만함에서 비롯됐다 생각”

청와대 민간인 사찰 등을 주장하고 있는 김태우(전 특별감찰반 파견) 검찰 수사관이 21일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조국에 충성을 강조하며 임종석 전 비서실장 비리 정보도 가져오라 했다”고 밝혔다. 김 수사관은 “박 비서관은 조국 민정수석을 위해 충성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수사관은 또 “반부패비서관실 최초 회식자리에서 공식 건배사는 ‘조국을 위하여. 민정아 사랑해’라는 내용을 직원들에게 공지했다”며 “이에 따라 상관들이 조국을 위하여 선창하면 졸병들은 민정아 사랑해 하며 폭탄주를 마셨다”고 전했다.

김 수사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추가 폭로를 이어갔다. 김 수사관은 특히 “조국 수석의 인사검증 실패 사례”를 나열하며 청와대 인사 및 검증 시스템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김 수사관은 “청와대의 직권남용 범죄행각을 밝히기 위해 공표하기로 마음먹고 외로운 싸움을 시작했다”며 자신의 내부고발 경위를 강조했다.

김 수사관은 2017년 9월 염한웅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등의 인선 과정에서 음주운전 등의 문제가 제기됐지만 청와대가 이를 무시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그래도 임명을 강행한 건 청와대가 음주운전을 5대 범죄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거론했던 원칙을 저버린 행위”라고 주장했다. 김 수사관은 “알고도 강행했다면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수사관은 자신이 폭로했던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조국 수석과 임종석 전 실장, 문재인 대통령이 모두 알고 임명했다면 정말 큰 문제이고, 모르고 임명했다면 조 수석과 임 전 실장이 보고도 하지 않고 눈과 귀를 가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수사관은 민정수석실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목포 관련 의혹에 대해 “(청와대는) 손 의원도 문제없다고 말하는데 손 의원 말만 듣고 그대로 처리하기보다는 공정하게 정밀 조사하는 게 맞는다”고 주장했다. 김 수사관은 “나같이 약자는 엄정하게 조사하고 자신들의 잘못은 감싸준다”며 “자신들에게 사찰 DNA가 없다는 말은 자신들은 잘못이 없다는 교만함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수사관은 이어 민정수석실이 허위 출장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국가 예산을 횡령했다는 주장을 폈다. 김 수사관은 “2017년 7월 청와대 특감반 창설 직후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이인걸 특감반장과 함께 반원 활동비 지원비에 대해 논의했고, 반원들은 매일 외근을 하기 때문에 활동비로 매월 100만 원 상당을 개인 계좌로 송금받았다”고 밝혔다. 김 수사관은 이어 “특감반원 중 내근 전담 직원은 외근을 안 한다”며 “그런데도 허위출장서를 작성해 출장비를 내근자들에게도 지급했고 그로 인해 김모 사무관은 내근 전담(특감반 데스크)인데도 출장비를 개인 계좌로 지급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수사관은 “계좌 거래 내역 등에 자료도 남아있으니 감추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우성·조재연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