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KT 등 19건 신청 접수
‘국민 생명 등 악영향땐 탈락’
심사절차 여론에 휘말릴 우려

기존 법령이나 규제를 벗어나 실증(실증 특례) 또는 시장 출시(임시 허가)를 허용해주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첫 적용 사례가 2월 말쯤 공개될 전망이다. 하지만 심사를 맡은 각 심의위원회가 여론 혹은 사회적 분위기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8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융합촉진법과 정보통신융합법의 발효로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본격 시행됐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 시행 첫날 기업들로부터 총 19건의 신청을 접수했다. 이 가운데는 현대자동차에서 신청한 도심지역 수소차 충전소 설치 요청과 마이크로젠의 유전체 분석을 통한 맞춤형 건강증진 서비스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산업부는 규제특례 심의위원회를, 과기정통부는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를 통해 이들을 심사한다. 일각에서는 분야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사업·서비스가 2개의 심의위원회를 다 거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으나 정부는 한 번의 심사 절차만 거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규제 담당 공무원과 서비스 전문가들이 포함돼 합리적인 심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심사 절차가 여론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가장 큰 취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국민의 생명·안전에 악영향을 줄 제품·서비스의 경우 심사를 통과할 수 없다. 하지만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하거나 이에 대한 여론의 부정적 반응이 확산할 경우 심사에 참여한 위원들이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