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롯데물산이 ‘제2롯데월드’를 짓기 위해 점용한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 도로에 부과된 도로점용료를 송파구청이 산정한 대로 내라는 취지의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17일 롯데물산이 ‘도로점용료 64억여 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하라’며 서울 송파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64억여 원 중 8억여 원 부과처분을 취소하라는 원심 판단이 잘못됐으니 이 부분만 다시 재판하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송파구청은 도로점용허가 뒤 점용 필요성이 없는 부분을 과거로 소급해 직권취소할 수 있고, 이 경우 송파구청은 직권취소된 공원 부분에 접한 부분을 제외한 상태로 점용료를 재산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송파구청의 점용료 산정방식에 위법이 없고, 송파구청이 점용료 감면을 하지 않은 것에 재량권 일탈·남용이 없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제2롯데월드 신축사업 시행사인 롯데물산은 2014년 11월 송파구로부터 제2롯데월드 신축 부지인 신천동 29번지 일대 도로·보도를 2년여간 점용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송파구는 롯데물산 측에 2014년도 도로점용료 11억4000여만 원과 2015년도 점용료 52억 9000여만 원을 부과했지만, 롯데물산은 “도로점용료 부과 대상이 아니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롯데물산은 “해당 점용구간은 일반시민의 교통 편익을 위한 것이어서 롯데물산이 이 구간을 특별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1·2심은 “점용구간이 제2롯데월드의 사용편익을 위한 특별사용에 제공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이 사건 도로점용을 특별사용으로 봐야 한다”며 송파구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점용료 산정 부분에선 판단이 엇갈렸다. 1심은 “일부 구간에 대한 점용료 산정 방식이 잘못됐다”면서 54억5000만 원을 적법한 도료점용료로 인정했다. 2심은 점용료를 다시 산정해 56억2000만 원을 초과한 부분의 취소를 명해 롯데물산은 점용료 8억여 원을 감면받게 됐다.

정유진 기자 yoo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