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의 공동 출구조사 결과를 무단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JTBC 소속 PD와 기자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7일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기소된 JTBC 김모 PD와 이모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JTBC 회사 법인에 대해서도 2심이 선고한 무죄를 확정했다.

재판부는 “부정경쟁방지법에서 정한 영업비밀의 개념과 그 사용 등에 관한 기존 법리를 토대로 판단할 때 JTBC가 예측조사 결과를 지상파 3사와 거의 같은 시간대에 공개한 것이 부정경쟁방지법에서 금지하는 영업비밀사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JTBC는 2014년 6월 4일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지상파 방송사들이 출구조사 결과 공개를 시작하자 오후 6시 0분 47초부터 미리 입수한 출구조사 내용을 방송에 내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방송 3사는 “비용과 노하우가 투입된 중대한 영업비밀 자산인 출구조사 결과를 방송이 끝나기도 전 JTBC가 먼저 방송한 것은 도용”이라며 같은 해 8월 민·형사상 조치에 나섰다. JTBC 선거 태스크포스(TF) 팀장이던 김 PD와 팀원이던 이 기자는 선거예측 결과를 인용해 보도하지 않고 사전에 몰래 입수해 사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에서는 김 PD와 이 기자가 예측조사 결과를 지상파 3사와 거의 같은 시간대에 공개한 것이 부정경쟁방지법에서 금지하는 영업비밀사용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지상파 3사가 24억 원을 들여 취득한 당선자 예측조사 결과를 아무런 대가 없이 얻어 지상파 3사가 보도를 마치기도 전 보도를 시작해 영업비밀을 함부로 사용했다”고 김 PD와 이 기자에게 각각 벌금 800만 원씩을 선고했다. 2심은 “지상파 3사는 출구조사 결과 보안유지에 노력했으나 오후 6시 이후부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조사결과를 유출할 수 있게 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