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 15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추가 기소하면서 드러난 국회의원 4명의 재판 청탁 의혹은 모두 심각한 문제다. 특히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경우엔, 적시 혐의가 매우 구체적이어서 사실이라면 국기(國基) 문란에 해당될 심각한 범죄다. 게다가 정의를 앞장서 외쳤던 ‘386 운동권’ 출신으로 현 정권 실력자에 속한다는 점에서 도덕적·정치적 책임도 더 무겁다. 오죽하면 재판 청탁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을 함께 지냈으며 서 의원과 개인적 친분도 있는 서기호 변호사가 16일 “구체적인 청탁이 있었고, 청탁이 일사천리 전달돼서 청탁했던 대로 벌금형이 선고됐다”면서 “단순 청탁이 아니라 직권남용죄의 공범이 될 수도 있다”고 했겠는가. 서 변호사는 서 의원을 향해 “거짓말을 하시면 정말 더 심각하게 된다”고도 충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 의원은 2015년 5월 국회 파견 근무 중이던 김 모 부장판사를 의원실로 불러 지인 아들 재판을 청탁했는데, 그 내용은 피의자 죄목을 추행미수에서 상대적으로 형량이 낮은 공연음란죄로 바꾸고 벌금형으로 해달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런 청탁은 임 전 차장에게 보고했고, 서울북부지방법원장을 통해 담당 판사에게까지 전달됐으며, 지법원장은 판사에게 “막아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죄목은 변경되지 않았지만, 징역형 아닌 벌금 500만 원이 선고됐다. 다른 의원들 혐의도 가볍지 않다. 전병헌 전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받은 보좌관의 조기 석방을, 이군현·노철래 전 의원은 자신들 재판과 관련해 법률 자문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런 혐의를 적발했으면 검찰은 중대 범죄로 보고 강력하게 수사했어야 당연하다. 그런데 서 의원은 소환에 불응해 서면 조사로 대신했다고 한다. 불기소 얘기까지 나온다. ‘양승태 사법부’에 대한 가차 없는 수사와 비교하면 봐주기도 넘어 직무유기까지 의심해야 할 판이다. 서 의원의 범죄 혐의는 물론 법·검(法檢) 일각의 이런 일탈까지 수사해야 한다. 현 검찰 행태를 볼 때 특검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