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퇴결정시점 내년까지 열어둬
‘백스톱’ 조항은 수정불가 고수
‘하드 브렉시트’ 대비 법안 통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실각 위기를 넘긴 가운데 유럽연합(EU)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기존 합의안 수정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브렉시트 앞날에 험로가 예상된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EU 외교 관계자들과 관리들은 영국 하원이 15일 메이 행정부가 EU와 합의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시킴에 따라 회원국 탈퇴를 규정한 EU 헌장 50조의 적용을 오는 7월이 아닌 202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EU 내 협상 논의를 주도하는 독일, 프랑스 등은 오는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탈퇴 시점에 대해서도 전향적 입장을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우리는 여전히 협상할 시간이 있다”며 “독일과 EU는 메이 총리가 어떤 제안을 해올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도 “우리는 해법을 원하고 (브렉시트) 데드라인이 문제가 된다면 논의될 것”이라면서도 “데드라인을 연장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미리 말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존 합의 내용에 대한 재협상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영국의 브렉시트 추진은 앞으로도 많은 난관에 부딪힐 전망이다. 나탈리 르와조 프랑스 EU업무담당장관은 최근 EU 집행부 등이 추진하는 브렉시트 탈퇴 연기에 대해 “기한 연기는 얼마든지 동의할 수 있지만 기존 합의된 백스톱(안전장치) 조항을 영국이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렉시트 전환 기간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의 국경 문제와 통관 혼란을 막기 위해 영국을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킨다는 백스톱 조항은 언제까지 잔류할지 알 수 없다는 의원들의 반발로 브렉시트 합의안 인준 부결의 핵심 원인이었다. 르와조 장관은 “우리는 이미 백스톱 조항에 대한 수정 불가 방침을 밝혔다”고 선을 그었다.

EU 내에서는 영국의 합의 없는 탈퇴를 뜻하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준비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마스 장관은 “노딜 브렉시트 같은 상황을 전부터 대비해왔으며 ‘하드 브렉시트’에 대비해 3개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