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시원한 돌파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오른쪽)이 16일 밤(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알나얀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중국 수비수 류이밍을 제치면서 돌파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안컵 중국戰 2-0 승
C조 1위 확정 ‘탄탄대로’
‘아시아 호랑이’ 본때 보여

손, 빠르고 활발한 움직임
PK 유도에 어시스트까지
“이겼으니 체력 회복될 것”
벤투號, 10경기 연속 무패

中 “ 2골 창출 SON 빛났다”

“손흥민은 아시아 본색”.

중국 매체가 한국과 중국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3차전이 끝난 뒤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에게 극찬을 퍼붓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밤(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알나얀스타디움에서 중국을 2-0으로 제압하고 3연승으로 조 1위를 확정했다.

손흥민은 전반 12분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손흥민은 페널티킥을 친구인 황의조(27·감바 오사카)에게 양보했고, 황의조는 선제득점을 올렸다. 손흥민은 또 후반 6분 코너킥을 정확하게 올렸고 김민재(23·전북 현대)가 헤딩, 쐐기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어시스트.

중국 매체 펑파이는 “손흥민이 영국에서 오자마자 득점으로 이어진 페널티킥을 얻고, 코너킥을 찼다”면서 “아시아 최고 본색”이라고 평가했다. 텅쉰스포츠는 “2골을 창조한 손흥민은 경기장에서 가장 빛났다”, 신랑스포츠는 “공한증(恐韓症)은 중국대표팀에서 떠나지 않는 그림자”라고 표현했다. 한국은 중국과의 통산 전적에서 19승 13무 2패가 됐다.

손흥민에 의한, 손흥민을 위한 경기였다. 손흥민은 대표팀에 합류하고 이틀 만에 출장했다. 피로가 쌓였기에 결장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돌았지만, 손흥민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고, 중앙은 물론 좌우 측면을 활발하게 오가면서 중국 수비진을 압박했다. 손흥민이 이끈 대표팀은 점유율에서 61.3%-38.7%, 슈팅에서 17-6, 유효슈팅에서 8-1로 앞서는 완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3차전 직후 “축구를 하고, 대표팀에서 뛴다는 것은 언제나 영광”이라며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계속 경기를 치르다 보니 (빡빡한 일정에) 적응됐고, 이겼으니 (체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파울루 벤투(50) 감독께서 피곤하지 않을까 걱정해주셨지만, 나만 고생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모두 여기서 훈련하고 경기를 치르고 있고, 난 책임감을 가지고 동료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무엇보다 무실점으로 이겨 기분이 좋다”면서 “(황의조에게 페널티킥을 양보한 것엔)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황의조는 “흥민이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기에 차고 싶었을 텐데 양보해줘 고마웠다”면서 “수비가 흥민이 쪽으로 쏠려 나에게 공간과 기회가 많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8월 대표팀에 부임한 뒤 10경기 연속 무패(6승 4무)를 달렸다. 한국대표팀 사령탑으로는 30년 만의 최다 무패. 1988년 지휘봉을 잡았던 이회택 전 감독은 1989년까지 14경기 연속 무패를 이끌었다. 역대 최다 연속 무패는 함흥철 전 감독이 1978년에 수립한 21경기다.

조 1위가 되면서 대표팀은 ‘아스팔트’를 질주할 수 있게 됐다. 대표팀은 6일 뒤인 오는 22일 16강전을 치른다.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조 2위였다면 4일 만에 16강을 소화해야 했다. 동선도 좋다. 대표팀은 16강전(두바이) 이후 8강전부터 결승전까지 모든 경기를 아부다비에서 치른다. 불필요한 이동 시간을 줄이고 전술 훈련과 체력 회복에 집중할 수 있다. 조 2위인 중국은 알아인(16강전)-아부다비(8강전)-알아인(4강전)-아부다비(결승전)까지 계속 이동한다.

대표팀은 또 D조 1위인 우승후보 이란을 결승전까지 마주치지 않는다. F조 1위가 예상되는 일본도 결승전까지 만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16강 대진표는 18일 오전 가려진다. 대표팀의 16강 파트너는 A조와 B조, F조의 3위 팀 중 하나. A조에선 바레인, B조에선 팔레스타인이 3위를 차지했고, F조에선 오만과 투르크메니스탄이 다투고 있다. 16강전에서 어느 팀과 붙든 쉽게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