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흐름 놓치면 못따라잡아”
ICT업계, 신기술에 집중 투자

이통사·車업계, AR·VR 강화
삼성·LG·네이버 로봇 ‘호평’

지난 8∼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9’는 올해 세계 산업계를 주도할 ‘4대 트렌드’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의 생존이 걸린 5세대(5G) 이동통신, 모빌리티, 로보틱스, 미디어 등이다. 기업들은 이 흐름을 놓치면 다시는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들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신기술을 선보였다.

5G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가장 치열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855 기반 5G 홈 라우터(Home Router)를 발표했으며, 30여 종의 5G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MWC에서 공개할 ‘G8씽큐(ThinQ)’ 칩셋에 스냅드래곤 855를 장착할 것으로 보인다. 스냅드래곤 855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최대 2Gbps에 이른다. 삼성전자도 5G 스마트폰 프로토타입(Prototype), 5G 네트워크 장비 등을 부스에서 소개했다. 미국 이동통신사들의 5G 행보도 눈에 띄었다. 버라이즌은 기조연설을 통해 △5G 가상현실(VR) 게임 △증강현실(AR) 의료 △원격 드론 제어 기술 등의 사례를 제시하며 5G가 바꿀 4차산업 혁명 영역을 제시했다.

모빌리티 혁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율주행 상용화에 대비해 차량 내 AR, VR 등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BMW는 차량 전면 유리에서 화상통화, 동영상 관람 등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공개했다. 닛산도 I2V(Invisible to visible·운전자가 보지 못하는 정보를 인지시켜주는 기술)를 적용한 서비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로보틱스 분야도 큰 관심이었다. 이 분야는 한국 기업들이 크게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AI 프로젝트로 개발한 ‘삼성봇’과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GEMS’를 처음 공개해 호평을 받았다. LG전자도 산업현장이나 상업, 물류공간에서 사용자의 허리 근력을 보조하는 ‘LG 클로이 수트봇(CLOi SuitBot)’을 선보였다. 올해 처음으로 CES에 출사표를 던진 네이버도 로봇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호평을 끌어냈다. 퀄컴과 협력해 네이버가 재작년 처음 선보인 로봇팔 ‘앰비덱스’에 5G 기술을 적용한 ‘브레인리스 로봇’이 혁신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AR·VR를 필두로 한 미디어 분야의 빠른 발전 속도도 눈에 띄었다. HTC는 새로운 가상현실 헤드셋(VR HMD) ‘바이브 코스모스(Vive Cosmos)’를 발표했다. ‘아이 트래킹’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성을 개선한 게 특징이다. 또 전 세계 중소 규모 업체들이 다양한 활용도가 있는 AR·VR 기기를 선보여 CES 사우스관을 AR·VR 업체들이 장악했다.

라스베이거스 =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