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기소의견으로 檢 송치
군복단속법 놓고 논란 커져

인터넷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를 통해 전투화를 판매하려 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군복이나 군화 등을 개인적으로 판매하려다 경찰에 입건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예비군 훈련 대상 연령을 넘긴 뒤 군화를 싸게 넘기는 것마저 처벌 대상이냐”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 군용 신발을 판매하는 글을 올린 혐의(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35)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김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김 씨는 지난달 인터넷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에 신형 전투화 한 켤레를 4만 원에 판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길거리에 버려져 있는 군화를 주워 이를 팔아보려 했다”며 “불법인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법률에 따르면 허가받지 않고 군용장구를 판매할 목적으로 보관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군용품 거래 행위를 상시 감시하며 경찰에 고발 및 수사 의뢰 조치를 하고 있다. 하지만 과잉 대응이라는 불만도 제기된다. 예비군 훈련 기간이 끝나 필요 없어진 군화를 판매하려다 고발 당했다는 A 씨는 “군화 거래가 국가안보에 그렇게 큰 위협이 될 일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부산지법은 지난해 8월 유사군복을 제조하거나 판매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군복단속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며 “과잉금지원칙과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평시에 일반 시민이 예비군 훈련 준비 등의 이유로 군화 등을 서로 거래하는 경우에 한해서는 고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희권·정유정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