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法 양형위원회 기준 의결

SNS 등 인터넷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하면 최대 3년9월의 징역형에 처하는 기준안이 처음으로 마련됐다. 기존에는 형법상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은 ‘징역 7년 이하에 처한다’고만 규정해놨을 뿐 객관적인 양형 기준이 없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정성진) 관계자는 15일 “전날 제92차 전체회의를 열어 ‘명예훼손,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범죄의 양형 기준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또 “SNS 등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는 범죄가 상당수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객관적이고 엄정한 양형기준을 설정하기 위해 기준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양형위는 2월 1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청회를 거쳐 3월 25일 제93차 전체회의에서 양형기준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전파 가능성이 높은 출판물 등 정보통신망 이용 명예훼손은 6월~1년4월을 기준으로 가중요소가 있으면 8월~2년6월을 선고하도록 했다. 하지만 △범행 동기 △피해자에 미친 피해 △범행 수법 △군형법상 상관에 대한 명예훼손 △피지휘자에 대한 교사 △동종누범을 특별가중인자로 반영해 징역 8월~2년6월까지 가중처벌할 수 있게 했다.

허위사실을 적시한 일반 명예훼손의 경우 징역 4월~1년을 기본 양형 기준으로 가중 요소가 있으면 6월~1년6월을 선고하도록 했다. 모욕은 징역 2~8월(가중 4월~1년), 군인의 상관모욕은 징역 4~10월(가중 6월~1년2월)을 양형기준으로 정했다. 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은 징역형으로 처벌되는 사례가 많지 않고, 법학계와 국회 등에서 비범죄화 논의가 있어 양형기준을 설정하지 않았다.

유사수신의 경우 비조직적 범행은 징역 4월~1년(가중 8월~2년), 조직적 범행은 징역 6월~1년6월(가중 1~4년)로 나눠 양형기준을 정했다. 조직적 범행은 가중영역 상한을 징역 4년으로 설정해 특별가중으로 법정최고형인 징역 5년까지 선고할 수 있다. 사기죄 등이 병합될 경우 추가로 형량이 상향된다. 주도적으로 계획하거나 실행을 지휘한 경우, 범죄수익 규모가 매우 큰 경우, 동종 누범 등은 가중처벌하도록 했다.

보이스피싱 등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범죄의 경우 일반적 범행은 징역 4~10월(가중 6월~1년2월), 영업적·조직적·범죄이용목적의 범행은 징역 6월~1년6월(가중 10월~2년6월)로 양형 기준을 정했다. 조직적 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거나 실행을 지휘한 경우, 통장매매가 다량으로 이뤄진 경우는 법정최고형인 징역 3년까지 선고할 수 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