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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아동참여위원회 정책보고회’ 가보니…

“선거권 나이 제한 낮춰줘야”
각종 의견·아이디어 ‘봇물’

노현송 구청장 “정책에 반영”
區 ‘아동친화’ 인증 받기도

“학생들은 학교생활과 교우관계, 학업 문제로 스트레스가 높아도 이를 풀 공간이 없습니다. ‘스트레스 프리존’을 확대하면 학교생활 만족도가 상승하고 행복한 강서구를 만들게 될 것입니다.”

“선거권 나이 제한이 19세 이상인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대한민국 단 한 곳입니다. 청소년이 선거권을 가지면 정치인들이 청소년의 의견에 더 귀 기울이고 반영하려 할 것입니다.”

서울 강서구가 지난 11일 구청 본관 대회의실에서 제2기 아동참여위원회 정책보고회(사진)를 열고 아동·청소년들로부터 아동정책과 관련한 제안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아동참여위원들은 어른들의 지도나 도움 없이 직접 정책을 정하고 또래들에게 설문조사를 하거나 문헌을 참고하며 발표를 준비했다. 위원들은 △학교 내 놀이시설 설치와 ‘중간놀이 시간’ 확대 △상담프로그램 ‘위클래스(Wee-class)’ 보완 및 홍보 △청소년 공부방 확대 △청소년 선거권 연령 하향 △버스정류장 금연구역 강화 등 정책을 제안했다.

구청 관계자들은 각 정책 제안에 대한 검토 의견을 밝혔다. 놀이시설 설치 제안에 대해서는 구의 예산 범위 내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검토한다는 긍정적인 답변이 나왔다. 금연구역 강화를 위해 버스정류장 안내단말기에 금연구역 광고를 흘려보내자는 제안에는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에 기술적 보완을 제안하겠다고 했다. 선거권 연령 하향 제안은 강서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건의하기로 했다.

정책보고회에 참여했던 공항중 2학년 조수연(여·14) 양은 “청소년이 정책에 참여한다는 게 흔한 기회는 아닌데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등촌고 3학년 허예지(여·18) 양은 “제안이 정책에 반영이 되지 않더라도 직접 의견을 내고 발표해본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우리가 여러 정책을 계획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아동·청소년의 처지에서 보는 것을 소홀히 할 수 있다”며 “아동참여위원의 정책보고를 잘 듣고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동참여위원회는 10∼18세 아동·청소년이 참여해 구청이나 교육청에 제시하고 싶은 청소년 정책을 마련하거나 기존 정책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구는 지난 2017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로부터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았으며, 아동참여위원회는 2017년 이러한 구의 아동친화 행정의 하나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